대형마트-지자체 '평일 휴업' 합의점 찾나?.."매출손실 절반 축소"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의무휴업일을 놓고 대형 유통업체들과 지자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평일 휴업'이라는 새로는 해법이 제시됐다.

평일 휴업과 관련해 유통업체들은 '전통시장 상인과 대기업 간의 실질적인 상생 방안'이라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현재 관련 조례를 다시 만들고 있는 지차체들도 평일 휴무를 지정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라남도 순천시와 대형 유통업체들은 매월 2회씩 평일에 자율적으로 휴업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관련 조례가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순천시에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4곳이 영업 중이다.
 
앞서 순천시는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 영업제한 등에 대한 조례를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면서 유통업체들이 주말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에 순천시는 관련 조례를 재개정하는 과정에서 유통업체들과 다양한 논의를 거쳐, 평일 휴업이라는 합의점을 찾았다.

평일 의무휴업일 지정과 관련,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형 유통업체 입장에서 평일 대비 매출이 평균 2배가량 나오는 주말 영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제출한 헌법소원 판결이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실제 대형 유통업체들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조례가 시행된 이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매월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 중이다.

순천시처럼 조례 개정 작업에 착수한 다른 지자체들도 다양한 해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보령시는 지난 7월부터 둘째, 넷째 주 금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고 현재 시행 중이다. 제주도는 금요일·토요일, 경기도 포천은 화요일·토요일 등 평일과 주말 하루씩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했다. 경기 파주와 경북 성주는 해당 지역의 장날을 피해 의무휴업일을 정했다.

이와 관련,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평일 의무휴업일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며 "순천시와 대형 유통업체들 간 합의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