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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좌)/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CJ와 신세계가 동일한 사업에 진출, 경쟁구도를 형성하자 재계가 집중하고 있다.
사촌 간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그동안 식품과 유통에서 서로의 영역을 최대한 침범하지 않으면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사가 같은 사업에 진출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는 지난달 30일 오픈한 서울 여의도 IFC몰 내에 CJ푸드월드를 조성하면서 '올리브 마켓'을 선보였다. 올리브마켓은 CJ와 올리브TV가 손잡고 선보인 프리미엄 델리 테이크아웃 매장이다. 기존 백화점 식품관을 고급화시킨 형태다.
이 곳은 CJ의 프레시안 델리카트슨 소시지·샐러드&샌드위치·치킨·피자 등 직접 만든 음식을 맛보며 '올리브 미디어 키친'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와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CJ 측은 "올리브마켓은 올리브TV에서 소개된 요리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새롭게 시도하는 형태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델리샵은 신세계가 먼저 진출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먼저 진출한 사업에 이재현 회장이 발을 들여 놓은 모양새다.
실제 신세계SVN은 서울 강남 도산·청담 등 로드샵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에서 델리카페 '베키아 에 누보'를 운영 중이다. 베키아 에 누보는 매장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소규모 공간이 마련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올리브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 역시 피자와 샐러드·샌드위치·파스타·치킨·스테이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이 같은 경쟁은 올해 들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강남 한 복판에 991㎡ 규모의 드럭스토어 '분스'를 오픈하며, 이 회장의 사업 영역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CJ올리브영 매장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 분스 강남점을 전격 출범, 사촌 형 사업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지난달에는 명동에서 CJ올리브영 맞은 편 건물에 직영 2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국내 드럭스토어 1위인 CJ올리브영은 지난해 2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반해 신세계 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대형마트·백화점 등 기존 사업과 연계되면 단기간에 급속히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사업 영역 구분이 쉽지 않고 다른 업태라도 겹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새로운 사업을 진출할 경우, 경쟁사와의 경쟁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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