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4일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중앙당교 기관지 쉐시스바오(學習時報·학습시보)의 덩위원(鄧聿文) 부편집자는 ‘후진타오·원자바오의 정치유산(胡溫的政治遺産)’이란 제목의 논문을 상하로 2편 게재해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집권 10년 동안의 지지부진한 정치개혁과 통치의 합법성 문제를 꼬집었다.
중앙당교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 재교육을 담당하는 국립 교육기관으로 차기 주석직을 예약해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교장을 맡고 있다.
SCMP는 현재 집권 중인 중국 최고 지도자를 지도부 교체를 앞둔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주 중국 온라인 경제정문 매체 차이징왕(財經網)에 게재됐으나 현재 정부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관련 논문은 현재 중국 일부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덩위원은 논문을 통해 중국이 지난 수 년간 고속 경제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불황, 환경오염. 소득불균형, 산아제한정책, 호적개혁 실패, 에너지안보, 도덕적타락 등 각종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불만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바로 정치개혁 답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덩은 중국이 비록 점차 고조되고 있는 민주화 요구를 폭넓게 포용할 수는 없지만 정부에서 최소한 정치개혁을 펼치기 위해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성의표시는 대중에게 보여줘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후진타오 주석과 특히 원자바오 총리가 정치개혁에 대한 발언은 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 그리고 정치개혁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덩는 또 빈부격차 확대, 지도부 부정부패 심화로 인해 중국 통치의 합법성 부재라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 권력을 어떻게 통제하는 것이 바로 민주화의 필수조건이라며, 이것이 바로 중국이 민주화를 절실히 필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 권력에 대한 감시의 부재로 사회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밖에 덩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중국이 시행한 4조 위안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당시 경기부양책으로 중국 오염산업이 다시 부활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덩위원의 중국 집권층 비판에 대해 중국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후진타오-원자바오 집권 시대에 대한 최종판결을 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며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이 정치개혁 답보로 사회불만이 고조되고 집권층과 대중 간 신뢰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현재 중국 공산당의 명예가 역사상 최악의 수렁에 빠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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