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양국이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9일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만남은 APEC 정상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오는 이대통령에게 노다 총리가 다가와 말을 건네면서 4∼5분 정도 선 채로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회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우연히 이뤄졌던 것.
이에 앞서 8일 양국 외교장관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공식만찬 기회에 약 5분 남짓 회동했다.
한달 전 전화통화에서 독도 문제로 강경하게 맞섰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이날“양국간 상황을 가급적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해 상호 냉정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번 회동에서 양국이 대국적인 견지에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면서 특히 북한 문제,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회동은 한일 관계의 큰 틀에서 논의가 오갔으며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갈등이 극에 달했던 양국은 이번 APEC 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직간접적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미국의 중재로 화해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우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9일 미국의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영토 문제에 대한 “온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중재에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과 만나 원론적이지만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 해결 등 동북아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외교장관이 조우하기 전 미국 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양국 외교갈등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기로 한 것이다.
클린턴 장관의 우려에 앞서 양국 역시 독도와 역사문제 외에도 북한·경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동감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한일 외교장관간 회동 결과와 관련, “독도 문제를 다른 곳으로 확전시키지는 말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이 확전 자제를 위해 냉정을 되찾자는데는 공감했지만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갈등이 수면 위로 언제든 다시 떠오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공언한 만큼 일본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단독제소를 추진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홍보전도 강화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의 움직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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