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DCS 꼬리 내린 이석채 KT 회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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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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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방송통신위원회의 DCS 신규모집 중지 시정권고를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바꿨다.

KT스카이라이프는 13일 방통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소비자단체 등 각계의 폭넓은 의견수렴과 시장조사, DCS 조기 도입을 위한 개선반의 조기 출범이 선행될 경우 신규가입자 모집을 중단할 수 있다”고 입장을 공개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달받은 방통위는 청문절차와 시정명령 부과 방침을 철회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강경 입장을 계속 보이다 입장을 바꾼 데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KT는 이석채 회장까지 나서 DCS 기술을 옹호하면서 방통위의 위법 결정을 지적하는 강경입장을 지속했다.

이 회장은 11일에 ICT대연합 출범식장에서도 “아이폰 도입을 막은 곳이 어디냐”라며 DCS 위법 결정을 방통위의 신기술 도입 방해라고 꼬집었었다.

이 회장은 DCS를 KTX에 비유하면서 “새마을호가 있다고 KTX를 안 까느냐”고 방통위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KTX 발언으로 지난 7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한 상임위원은 “DCS는 신기술이 아니라 번들링 상품일 뿐”이라며 “이석채 회장을 불러 시시비비를 따져야 한다”고 격앙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방통위 위법 결정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문구가 써진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DCS 신규 가입자 모집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군사정부하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쓰던 용어를 인용하면서 대정부 강경 투쟁을 할 것처럼 나섰던 KT가 입장을 하루아침에 바꾼 것이다.

이같은 강경 입장으로 주위의 피로감만 높이고 지켜보는 소비자만 혼란스럽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가 이렇게 입장을 바꾼 것은 규제 당국에 맞서는 부담이 커서였겠지만 최근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통신시장의 LTE 경쟁에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기 세무조사라 하더라도 2009년의 합병 등을 세무당국이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피곤해 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 몸을 사렸다는 해석이다.

이석채 회장이 재신임을 받은 이후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정치 바람을 타는 기업에서 정권 말기의 불안감과 함께 LTE 경쟁에서 뒤처지고 경영 악화가 이어지면서 입지 강화를 위해 강경책을 쓰다가 결국에는 접었다는 의견도 있다.

대정부 공세에 앞장 서면서 강경책을 통해 직원들의 지지를 얻는 내부결속 효과를 충분히 봤기 때문에 이제는 실리를 위해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아무튼 KT스카이라이프가 방통위 시정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규제 기관에 맞선다는 부담은 덜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 내부에서도 DCS 기술이 당장은 사활을 걸 만한 사안이 아니라든 평가가 나오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KT스카이라이프로서는 장기적으로는 DCS가 25%나 되는 음영지역 가입자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니만큼 강경 입장을 접고 법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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