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에도 서울·수도권 집값 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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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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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전문가 7명 조사…지방도 상승세 둔화 예상<br/>일부 지역에선 전세난 우려…"공급 줄이고 복지 강화해야"

아주경제 이명철·김현철·권경렬 기자= 추석 이후에도 서울·수도권 집값은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시장은 국지적으로 수요 급증에 따른 전세난을 겪겠지만 ‘전세 대란’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7명에게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이들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취득세·양도세 감면 방안이 시행됐지만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선 시즌이지만 올해는 뚜렷한 상승 요인이 없다는 평가다.

◆집값은 약보합세…국지적 전세난 예상

추석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은 약보합세로, 상승 기조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로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거시경제 악화에 따른 극도의 수요 심리 위축 때문”이라며 “추석 이후에도 경제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집값도 상승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요즘 매매시장에서는 거래뿐 아니라 매수 문의조차 뜸한 편”이라며 “서울·수도권은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지방도 상승세가 둔화된 양상“이라고 전했다. 연내에 주택 매매시장 분위기가 바꿔 활기를 띨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서울·수도권 집값 하락세는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쌓인 거품이 붕괴되고,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상실로 구매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실물경기 위축과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대기·전세수요가 증가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말 대통령 선거의 경우 예전처럼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부동산 관련 대선 이슈가 매매 거래 활성화보다는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등 주거 복지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이 집값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규정 본부장도 “대규모 개발 공약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요동쳤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현재 부동산시장 침체는 세계 경기 침체와 국내 경기 위축에 따른 것”이라며 “경기 부양 등의 공약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을철 재발이 우려되는 전세난은 국지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난은 전체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국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방 도시들에서는 지난 2년 동안의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전·월셋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역전세난 지역을 활용해 수급을 맞추거나 전세금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며 “다양한 임대주택의 공급 같은 중장기 서민 주거 안정대책이 같이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장 활성화 및 주거 복지 도모하는 정책 필요“

취득세 50% 추가 감면 및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100% 감면 대책이 추석 전 전격 시행됐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김규정 본부장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 진입 장벽이 낮춰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시장 효과가 다소 반감됐다”며 “연내 계약·취득분에 한하는 단기 조치여서 한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겼고 수혜 대상이 줄고 기간도 짧다는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팀장은 “정부는 악성 매물이나 미분양 물량만 걷어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거래가 제한됐던 매물이 다소 해소되겠지만 세제 혜택이 없어지는 내년부터는 시장은 또다시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원장도 “이번 정부 들어 20여차례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단발성에 그쳤고 타이밍도 놓쳐 실효성이 반감됐다”며 “분양가 상한제 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초과이익부과 중단 등은 발표만 한 채 시행을 못해 정책 불신과 함께 시장 불확실성만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바람직한 정부의 정책은 어떤 것일까.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로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주거 복지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찬호 연구위원은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주거 복지정책은 강화하되, 남아있는 반시장적인 규제 요인은 모두 폐지하고 시장 중시 정책으로 전환한다는 강한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덕 소장은 “민간과 공공의 역할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임대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향후 공급 계획은 서울·수도권 분양시장 여건에 맞춰 공급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관심을 가질 만한 분양 지역으로 청약 호조세인 경기 화성동탄2신도시나 세종시 등을 꼽았다. 유망 상품으로는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오피스텔이 꼽혔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은 추석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미분양 아파트에도 일부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지역별로는 공공기관 이전 특수가 있는 세종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실장은 2억원 미만 소액 투자의 경우 임대료가 즉시 나오는 재고 오피스텔이나 소형·역세권 오피스텔을 추천했다. 그는 “전·월세 가격이 강세여서 주택임대사업은 당분간 수익률 보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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