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대공습 시작…차별화된 해외투자로 위기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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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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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윤태구·이재영 기자=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의 경제적 협력관계는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상품·자원개발, 건설수주 시장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경쟁자가 된 지 오래다.

중국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공룡 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기업으로의 진입을 서두르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위기에 처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를 찾아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서로 맞서는 분야에서는 기술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해외투자 “뛰는 중국, 기는 한국”

'차이나머니'의 위력이 갈수록 힘을 발휘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 2005년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747억 달러로 6년 만에 7배가량 급증했다.

단순히 투자규모만 늘어난 게 아니다. 중국이 인수·합병(M&A) 1건을 추진하면서 투자하는 평균금액은 2억5000만 달러로 전 세계 평균(9000만 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한 번 지갑을 열면 경쟁자들이 쫓아올 수 없을 정도로 통 큰 투자를 한다는 얘기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오는 2020년이 되면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3513억 달러에 달해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은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222억 달러에서 지난해 256억 달러로 별반 차이가 없다. 올해 상반기에는 12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2010년 3억7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6400만 달러로 2.9% 감소했다.

◆ 中 공룡 기업 맞서려면 소프트파워 길러야

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130여개의 초대형 국유기업들을 통폐합해 70여개의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공상은행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누비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 초대형 기업들의 투자영역이 3차산업으로 옮겨가면서 국내 기업들과 직접적인 충돌이 빈번해지고 있다.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가운데 3차산업 비중은 4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했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공언한다. 바야흐로 경쟁관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최필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상품시장과 자원개발, 건설수주 부문에서 한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자금력에서 열세를 보이는 만큼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자원개발에서는 실리적 접근을 주문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우리는 미국 등의 눈치를 보느라 이란과 거래를 못하고 있지만 중국은 다르다"며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수주의 경우도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은 포기하되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홍석빈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기업들도 중국에 위축되지 말고 다양한 형태의 해외투자 전략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다만 중국에 대해 경쟁심을 갖는 것보다는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연구개발(R&D)과 인적자본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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