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듣는 말이다. 지난주 미국PGA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토미 게이니는 짐 퓨릭(이상 미국)의 조언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독특한 스윙을 지니고 있다. 퓨릭은 게이니와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남들이 수군댄다고 하여 스윙폼을 바꾸려 하지 마라. 언젠가 우승할 수 있다.”고 부추겼다고 한다. 미국 골프채널에서는 미PGA투어에서 가장 특이한(unorthodox) 스윙을 하는 선수 네 명을 가렸다.
토미 게이니.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
◆토미 게이니(37)= 야구에서 골프선수로 전향한 케이스다. 그러나 그를 스카웃하는 대학이 없어 기술대학에 진학했다. 프로로 전향한 후에도 시급(時給) 9달러짜리 공장근로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라운드를 했다. 변변한 코치가 있을 리 만무했다.
그는 드라이버샷· 아이언샷은 물론 퍼트할 때에도 양 손에 장갑을 낀다. 야구선수처럼 열손가락 전체로 클럽을 잡는 ‘베이스볼 그립’을 한다. 스윙할 때에는 머리와 허리를 푹 구부려 아마추어 골퍼를 연상케 한다. 볼을 치는 모습은 흡사 괭이로 뱀을 때려잡는 듯하다. 그런데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60타를 치며 투어 105개 대회 출전만에 첫 승을 올렸다.
버바 왓슨. [미국 PGA투어] |
그는 마스터스 연장 두 번째 홀 숲속에서 기막힌 리커버리샷을 날려 그린 재킷을 걸쳤다. 그것은 ‘골프역사상 가장 비정통적인 스윙을 가진 선수가 가장 비정상적으로 날린 샷’으로 평가된다.
조시 브로드웨이. [미국 PGA투어] |
그는 왼손잡이였으나 입문 당시 왼손잡이 클럽을 구하기 힘들어 오른손잡이용 클럽으로 연습했다. 그런데도 그립은 바꾸지 않고 왼손잡이 형태로 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고치려고 했으나 불편해 포기했다.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최초의 선수’를 꿈꾼다.
짐 퓨릭. [미국 PGA투어] |
◆짐 퓨릭(42)=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다. 백스윙과 다운스윙 궤도가 일치하지 않아 루프를 그린다. 다운스윙은 하키선수가 퍽을 치는 것과 흡사하다. 스윙 도중 그의 하체는 훌라후프를 하는 사람을 연상케 할 정도로 흔들거린다. 그린에서는 손으로 퍼터 그립을 쥐락펴락하고, 스탠스를 취했다가 푸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런데도 미PGA투어에서 16승을 올리며 통산상금 5200만달러(약 573억원)를 벌어들였다. 이 정도라면 남들이 뒷말하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 그는 이 시대에 특이한 스윙을 가진 선수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그는 비정통적인 스윙을 갖고 있는 선수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특이 스윙을 지닌 네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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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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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게이니 베이스볼 그립, 필요이상으로 허리·머리 구부림
버바 왓슨 교습가들도 손사래치는 길고 루스한 오버 스윙
조시 브로드웨이 유일하게 왼손 아래가는 ‘크로스 핸디드’ 그립
짐 퓨릭 스윙 궤도 불일치, 훌라후프 선수같은 하체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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