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적자의 늪에 빠져있던 스마트폰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동안의 투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4분기 가전 수요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이 바닥을 친데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인 윈도우8 출시는 두 회사 모두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실적 저점 찍었나… 4분기 반등 기대
LG전자는 3분기 중 22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319억원)보다 크게 향상된 수치다. 주목할 부분은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80만대에서 700만대로 크게 늘어 전체 휴대폰 판매량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567억원 적자에서 3분기 중 21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TV가 주력 상품인 HE(홈 엔터테인먼트) 본부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5조48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9% 급감했다. 그러나 이는 4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 비용을 먼저 투입했기 때문이다. 마케팅 효과가 4분기에 나타나면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PC 수요 감소에 따른 D램 가격 하락이 악영향을 미쳤다. 3분기 D램 출하량과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5%와 8% 하락했다. 다만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데다 해외 경쟁사보다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스마트폰·PC 수요 늘어난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4분기부터는 대내외 경영여건 개선으로 실적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스마트폰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판매 증가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G가 호평을 받고 있는데다 국내 통신사들의 보조금 인상과 11월 중 넥서스폰 북미 출시 등 호재가 많다”며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아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TV 등 가전제품도 4분기 성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략 상품인 시네마 3D 스마트 TV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연말 성수기에 철저히 대비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가격 추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인 64Gb 가격은 4.99달러로 전월 대비 27% 급등했다. 시장점유율 2위인 도시바가 이미 감산을 결정한 만큼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26일 출시를 앞둔 ‘윈도우8 효과’는 LG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향방을 결정할 메가톤급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윈도우8를 탑재한 탭북과 일체형 PC를 선보이면서 PC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정준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윈도우8 운영체제(OS)의 사용자 환경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진정한 차세대 PC”라며 “이를 앞세워 국내 PC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윈도우8 출시가 PC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윈도우8 출시로 PC 수요가 늘어나면 D램 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며 “윈도우8이 탑재된 PC에 사용되는 D램 사양이 기존 버전과 다를 게 없어 생산도 차질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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