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발급 규제로 체크카드 이용이 늘면서, 체크와 신용의 기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카드가 각광받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9월말 현재 신용카드의 총 발급 수는 1억1712만매로 올 3분기 75만매(0.6%) 증가에 그친 반면, 체크카드의 발급 수는 총 9825만매로 같은 기간 237만매(3.7%) 증가했다.
이같은 체크카드의 증가세는 당국이 가계부채 감소를 위해 신용카드 발급을 규제하고, 소득공제율도 기존보다 5%포인트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에 소액의 신용결제 서비스를 탑재한 하이브리드카드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 카드는 기본적으로 체크카드지만, 최대 30만원까지 한도를 부여 받아 신용결제가 가능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에게 맞춤형 카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신한카드가 지난 4월 출시한 ‘참(Charm) 신한 체크카드’는 지난 10월말 기준 발급수 62만장을 돌파했다.
이 카드는 결제 계좌 내 잔고를 쓰다가 잔고가 소진되면 10만원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주유소,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용카드 못지 않은 부가서비스를 탑재해 발급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메가캐시백, 메가캐시백2 등 BC카드를 제외한 모든 체크카드에 30만원 한도의 신용결제를 적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소지한 고객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이달부터 신용카드가 없는 체크카드 고객들도 이 서비스를 제공받게 됐다.
카드분사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하이브리드카드 중심의 마케팅을 통해 카드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7년 신용카드에 체크 기능을 담는 서비스를 실시, 올해 10월말 현재 5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하이브리드카드의 총 이용액은 8800억원으로, 연말에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발급했던 신용카드 기반의 하이브리드카드 외에 체크카드에 기반을 둔 하이브리드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도 최근 ‘현대카드C 하이브리드카드’를 출시, 캐시백형과 포인트형 두 가지를 선보이고 있다. 계좌 잔고가 소진되면 기존 신용카드 한도를 부여받은 고객의 경우 해당 한도만큼 신용결제를 할 수 있고, 그 외의 고객은 최대 30만원까지 신용결제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발급 규제와 더불어 세법개정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의 소득공제율이 20%에서 15%로 줄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체크카드로 몰리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카드의 경우 세제 혜택도 받고 일정 금액의 신용결제도 가능해, 이를 찾는 고객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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