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연말 맞아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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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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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순우 우리은행장, 민병덕 KB국민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신충신 NH농협은행장. (일러스트=김용민 기자 ggickya@)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성탄시즌에 접어들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종 봉사활동에 얼굴을 내미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연말 사회공헌 평가를 앞두고 CEO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은행권의 단골 행사는 '김장 나눔' 행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겨울 하면 떠오르는 게 김장 행사이기도 하고, 단순 기부보다는 CEO가 이웃들과 땀 흘리며 하는 봉사활동이 이미지 개선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지난 8일 경기도 일산연수원에서 열린 'KB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에 참석해 배추소를 버무렸다. 불우이웃 및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된 이웃에게 월동용 김장김치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박병권 노조위원장 등 임직원 1857명도 함께 참석해 5만7000포기를 담갔다. 이 김치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 1만1400가구에 전달됐다.

지난 5일, 영하의 추위 속에서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 송기진 광주은행장도 '한마음 김장 나눔'에서 김장김치를 담갔다. 이날 행사에는 공동연수 중인 신입사원, 자매결연마을 주민 등 약 520명이 참석했다. 2만여 포기의 김치는 서울시 사회복지관협회를 통해 사회복지관 및 독거노인 등에게 전달됐다.

최근 '따뜻한 김장 나눔' 행사에 이어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오는 14일 '연탄 나누기'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김용환 수출입은행장도 서울 중계본동에서 직접 손수레로 연탄을 실어날랐다. 김 행장은 이날 수출입은행 봉사단 30여명과 함께 독거노인 300여가구에 연탄 6만장을 전달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지난 8일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장애우 생활공동체인 '샬롬의 집'을 방문, 작은음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은행장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우들과 함께 합창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실내외 대청소와 주변 정리 등 환경미화 활동을 했다.

노인들을 만나 소머리국밥을 나른 행장도 있다. 신충신 NH농협은행장은 지난 4일 세종시 연기복지회관을 직접 찾아 어르신들에게 두툼한 겨울용 방한이불과 함께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선물했다. 또 마을회관에 방송장비와 온풍기를 설치해주고, 정성스럽게 장만한 소머리국밥 등으로 맛있는 점심도 대접했다.

이같이 CEO들이 연말에 더 바쁜 이유는 나눔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것도 있지만, 사회공헌활동 비율을 맞추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연간 순익의 10%를 사회공헌비용으로 쓸 것을 권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매년 상반기마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하는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이 보고서는 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 내역 및 금액을 다뤄, 어느 은행이 사회공헌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그만큼 은행들 입장에서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CEO들은 회사의 얼굴이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주요 업무"라며 "특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키코(KIKO)사태, 대출 관련 부적절한 행태, 카드 수수료 적정성 등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져, 올해는 유독 사회공헌에 신경 쓰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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