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과천주공 1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래미안 에코팰리스' 단지 전경. [사진 제공 = 삼성물산] |
경기도 과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췄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 위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문동 동아공인 이혜숙 대표는 "과천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곳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며 "이러다간 사무실 창문 밖에 붙어 있는 매매 가격표를 바꿔 달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 매매가는 올해 초 7억2000만원에서 지난 9월 6억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호가가 6억2000만~6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중앙동 래미안에코펠리스 전용 84㎡는 한달 전보다 2000만원 가량 올라 7억4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최근에는 8억원까지 올려 받겠다는 매물도 나왔다.
재건축 단지도 시세 움직임에 탄력이 붙었다. 별양동 주공 6단지 전용 54㎡는 보름새 1000만~1500만원 오른 5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과천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원문동 한 공인중개사는 "최고점이 8억원대였던 주공2단지 85㎡가 급매물 기준으로 5억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매수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매입 문의가 늘고 거래도 가끔 이뤄지면서 집값 하락세도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 충격이 많이 무뎌진 것도 아파트값 상승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원문동 동아공인 이혜숙 대표는 "정부청사가 모두 이전한다고 해서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졌는데 14개 정부기관이 다시 빈자리를 채우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천청사 5동에 있는 법무부를 내년 1~2월 1동으로 옮기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방위사업청 등 14개 기관도 오는 2014년까지 과천 청사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원문동 하나공인 이만복 대표는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한다고 해서 과천이 '유령도시'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정보에 빠른 실수요자들은 지금이 과천 집을 살 적기라고 보고 일부 전세를 낀 물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과천 주택시장 '바닥론'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동 대영공인 박종찬 실장은 "올 들어 과천 아파트값이 9% 가량 빠진데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거래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강하게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락 장기화에 따른 '바닥 인식'이 맞물리며 상승기에 접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천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매수세가 늘고 있다지만 경기 침체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에 반등 폭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일부 실수요자들 위주로 거래가 이어졌지만 올 연말로 다가온 대책 적용 시기가 지나면 다시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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