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 날인 12일 두 후보 진영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지역에서, 문 후보는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충청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고, 문 후보의 지원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 전 후보는 강원지역을 찾았다.
세 사람이 찾은 각 지역의 민심 역시 최근의 여론조사만큼이나 엇갈렸다.
◆TK(대구·경북) 朴 '정치적 고향'…MB 고향선 다른 목소리도
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자 든든한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지역은 선거 열기가 뜨겁다.
이날 박 후보가 첫 유세를 시작한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는 박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4000여명(경찰 추산)의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섞여 박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유세장에 나온 이모씨(39·울산시)는 "박 후보가 온다는 소식에 한 시간 전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번에는 박 후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세장에서는 박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내는 지지자들 때문에 박 후보의 연설이 간간이 묻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이자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고향인 포항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포항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2·포항시)는 "경상도야 볼 것 없이 여당(새누리당) 아니냐. 남편도 지금 박 후보 온다고 해서 나갔다"면서도 "그래도 서민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찍어야지 당만 보고 밀어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충북, "충청의 딸 朴·새 정치 文"… 세대별로 확연히 갈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경우, 현재 예측불허의 대혼전 판세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민심 또한 오리무중인 상태다.
충청은 박 후보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라는 점과 박 후보를 '세종시 수호자'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단일화에 의한 새정치 실현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문 후보가 유세를 펼친 충북 청주시 성안길에는 약 700명의 인파가 문 후보를 보기 위해 몰렸다. 인파 사이사이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이 되어주세요'. '사람 향기나는 대통령' 등이 쓰인 팻말과 노란색 풍선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젊은 여성층은 문 후보를 보며 "멋있어요"를 연발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성안길 의류매장에서 근무하는 진모씨(23)는 "이 지역에서는 박 후보가 인지도는 훨씬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손님들 중 80% 이상은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반면 40~50대의 경우,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토박이라는 박모씨(45)는 "솔직히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는 이상하게 진행됐다"며 "오히려 단일화 이후 박 후보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하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곳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여"라고 덧붙였다.
◆강원 "文·安 기대된다" VS "그래도 朴 못 따라와"
전체 유권자 수의 약 3%를 차지하는 강원도 원주와 춘천에서 안철수 전 후보를 맞이한 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원주 원일로 농협 앞에서 만난 김모씨(64·원주시)는 "이번 이명박 정부가 너무 못했다. 국민들이 이렇게 못사는데 좀 잘살게 해줬어야지"라면서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새정치를 한다고 하고 젊은 사람이니까 한 번 믿어볼라고"라고 말하며 새정치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이 지역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 간의 지지율 차이가 2.2%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양상을 보임에 따라 이날 안 전 후보의 유세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세장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36·춘천시)는 "원래 안 전 후보를 지지했는데 사퇴 후 여러 가지 경제현황이나 사회현황을 따져봤을 때 박 후보보다는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며 "예전에 박 후보가 강원도에 유세를 온 뒤로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 이번에도 안 전 후보가 다녀간 후 문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젊은층과 노년층이 고루 분포된 지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이라고 불리는 강원도인 만큼 박 후보에 대한 지지 또한 열렬했다. 유세장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40·원주시)는 "안그래도 장사도 안되는데 유세한답시고 거리를 누비며 장사를 방해하니 화가 난다"며 유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해도 어차피 박 후보는 못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