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연휴 분위기는 기업마다 다르다. 실적이 좋은 기업의 직원들은 두둑한 성과급과 함께 풍족한 연말을 보낸다. 그렇지 못한 업체의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연말을 보내야할 처지다.
◆ "제대로 쉬어야 일도 잘 한다"…삼성·LG·두산 등 연말 권장 휴무
삼성그룹은 이달 22일부터 30일까지 금융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가 연말 장기 휴무에 들어간다. 올해의 경우 창립기념일(11월 1일) 대신 24일이 권장 휴무일에 들어가면서 다음달 1일까지 최장 11일 휴가를 쓸 수 있는 셈이다.
두산중공업·두산엔진·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도 연말 장기 휴무에 들어간다. 별도의 종무식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임직원에게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워크앤라이프' 밸런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쉴 때 쉬고 일할 때 제대로 하자는 취지의 '리프레시 휴가'가 정착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연차휴가 보상비 부담을 덜겠다는 기업들의 속내도 이유다. 근로기준법상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는 최소 15일 이상의 연차 유급휴가가 발생한다. 유급휴가이기 때문에 휴가를 쓰지 않으면 남은 일수만큼 돈으로 보상해야 한다.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연차휴가를 쓰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했는데도 쓰지 않았다면 기업은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실적 따라 주머니 사정은 '부익부 빈익빈'
연말 휴가를 얻었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올 한해 기업 성적표에 따라 회사 직원들의 지갑 두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성그룹은 연말 보너스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21일부터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하반기 생산성 격려금(PI)를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 스마트폰을 글로벌 1위로 이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비롯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메모리사업부·시스템LSI사업부 등과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삼성전기 등은 월 기본급의 100%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을 전망이다.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LG그룹도 올해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의 올 3분기까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영업이익은 20% 각각 증가했다. LG는 내년 1~2월에 격려금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임단협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상급 대비 500%와 960만원의 성과·격려금 지급을 결정했다. 타결 직후인 10월말 지급한 성과급 외에 나머지 250% 금액을 연말에 지급할 예정이다.
반면 유통업계의 연말 성과급 봉투는 예년보다 가벼워질 전망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올해 매출은 추석 특수 시간인 9월을 제외한 기간(4~8월·10월)동안 지난해 보다 감소세를 기록했다. 백화점 또한 지난 6월 이후 지난해 대비 월별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SK에너지는 2분기 적자로 실적이 둔화돼 상여금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영업이익을 고려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포스코도 지난해보다 적은 성과급을 받게 됐다. 포스코 그룹의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1%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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