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뉴욕증시, -2%에서 최대 14%까지 증가할 듯
미국 뉴욕증시에 대한 전망은 주요 증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많게는 14%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시티그룹)도 있었고, 반대로 지금보다 하락할 것(웰스파고)이란 분석도 있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현재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회사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주요 대형 금융사 9개 중에서 8개 회사가 플러스 상승을, 한 개만 마이너스를 예측했다. 이들 아홉 개 회사 전망을 모두 평균내면 7.3% 상승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현재보다 내년 경제와 주가 전망이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회사들의 기대치는 많게는 두 자릿수부터 적게는 1%(유비에스 및 모건스탠리)까지 편차가 컸다. 가장 높은 14%의 상승을 예측한 시티그룹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13년 말 연중 가장 높은 1615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2% 하락을 점친 웰스파고는 같은 지수를 1390으로 목표로 삼았다. 13일(현지시간) 기준 S&P지수는 1419.45였다.
이처럼 금융사들의 전망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현재 백악관과 공화당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재정절벽 협상과 맞물려 있다. 만일 원만하게 잘 협상이 끝나서 내년에도 중산층 이하 서민들 세금 부담은 줄어들고, 정부는 계획대로 원만한 적자 감축 계획을 시행한다면 미국 경제와 함께 증시도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만일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경제가 재정절벽으로 빠지게 되면, 연간 6000억 달러의 정부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효과가 맞물려 경제는 큰 침체에 빠지게 되고 주가도 덩달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주식 전략가 데이비드 비안코는 "협상은 타결되겠지만, 어떤 내용일까가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아홉 개 금융회사 중 중간 수준인 8% 상승의 S&P 기준 1500선을 예상하고 있다. 비안코 전략가는 "혹시라도 시장에 전해질 수 있는 정치권의 협상을 감안해 내년도 증시 전망을 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요인 중 하나는 주택시장 회복세다. 미국 주택시장은 사상 최저치 주택담보 금리 등에 힘입어 올해 바닥 다지기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주요 도시권 부동산시장은 상승세를 시작했고, 시장에 쌓여 있던 팔자 물량도 대거 소화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주식 전략가는 "주택시장의 회복세 등으로 말미암아 내년도 주식시장은 강세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녀는 내년도 장이 12% 상승해 S&P지수가 1600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낙관적인 주요 금융사 주식 전략가 중 하나인 시티그룹의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정부 적자 문제, 유로존 재정위기, 중국 성장세 둔화, 중동 전운 등 여러 가지 악재가 도사리고 있지만, 내년도 시장은 호재가 악재를 압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재정 적자를 단계적·효율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시행되면 증시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재 다른 투자자산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 시세나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노동시장 및 자본투자 등을 감안하면 기업이익이 좋아지면서 경제와 증시도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어두운 전망은 정치·경제 전반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강조한다. 월스트리트에서 내년도 증시 전망을 가장 어둡게 한 사람은 웰스파고의 지나 마틴 아담스 미 주식전략가다. 그녀가 최근 작성한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는 둔화된 글로벌 성장과 정책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아담스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조만간 경기침체에 근접할 것"이라며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면서 내년 초에 소비자 지출도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비슷하게 내년도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사람은 UBS의 조나단 골럽이다. 현재보다 내년 말 단 1%의 상승을 점친 골럽은 내년도에 펼쳐지는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을 부담스런 요인으로 꼽았다. 골럽 주식 전략가는 "가계부채는 줄어드는 국면이고 반대로 정부부채는 상승 국면에 있어 내년도 주식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시장에서는 의료·보건, 전기·가스, 에너지, 공업, 재료 등 투자자들이 좀 더 안정성을 찾을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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