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동양, 동양증권,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동양증권의 회사채 등급을 ‘A’에서 ‘A-’로 낮춘 데 이어 동양의 회사채 등급도 ‘BB+’에서 ‘BB’로 떨어뜨린 데 기인했다.
그러나 다음 거래일 18일엔 동양증권은 3.53% 상승했다. 동양도 4.40% 올랐으며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동양시멘트 등 연일 주가가 하락하는 계열사도 있지만 신용등급 하향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키움증권 전지원 선임연구원은 “주가는 어닝의 방향성에 연동되는 것으로 채권에 영향을 미치는 신용등급과는 거리가 있다”며 “또 주가는 선행하는 특징이 있어 신용등급을 하락시키는 요소들이 선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을 때,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주가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의 방향성은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결정하며, 당시 포스코의 차입금이 S&P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신용등급 하향은 예견됐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S&P가 포스코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을 때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전 선임연구원은 “손익의 개선이 양호한 현금 흐름을 만들고, 또 재무 구조 안전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포스코 등 내실이 튼튼한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타격은 매우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7일 하한가로 치달은 한독약품도 신용등급 강등이 촉매 역할을 했을 뿐 주가 하락의 주원인은 아니었다. 이후 테바와의 합작사 설립 소식에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신용등급 하락보다 합작을 통한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신용등급은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보고 평가하는 것으로 채권 발행 시 재무구조와 관련이 깊다”며 “주가는 미래의 이익성장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신용등급과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이 높아도 이익이 나지 않으면 주가는 하락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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