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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의 한 동양증권 지점에서 고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동양증권에 맡긴 자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24일 낮 12시 서울의 한 동양증권 지점이 고객들로 가득찼다.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그동안 동양증권을 통해 투자하던 자산을 찾거나 대응방안을 듣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날 지점을 찾은 한 고객은 "동양그룹이 망해도 동양증권에 맡겨둔 자산은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왕이면 귀한 돈을 안정적인 곳에 맡기고 싶다"며 "그동안 이용하던 동양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다른 증권사로 바꾸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채권투자자 A씨도 최근 동양증권 HTS(온라인 주식거래) 대신 다른 증권사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동양증권 HTS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익숙하지만 '동양증권이 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계열사 채권을 팔고 있다'는 찝찝한 생각에 아예 HTS를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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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에도 동양증권 지점의 창구 대기인원이 58명에 달하고 있다. |
한 동양증권 이용자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회사 옆 동양증권 지점을 방문하니 번호표 대기인원이 수십 명에 달했고 1~2시간씩 기다려야 했다"며 "회사와 정부는 안전하다지만 불안한 마음을 갖고 투자하는 것보다는 다른 곳으로 자금을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측은 아직까지 이탈한 고객 수가 많지 않고 회사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단순한 불안심리로 자산을 인출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며 "CMA 자산과 주식, 위탁예수금, 펀드, 신탁 및 채권은 모두 별도의 공기업 및 우량기관에 보관되고 있어 100% 보호가 된다"고 전했다.
동양증권은 과거 예금자 보호가 되는 종금형 면허를 통해 CMA열풍을 몰고 왔으나 지난 2011년 11월 종금형 면허가 종료되면서 현재는 예금자 보호 기능이 없는 상태다. 다만 CMA 자산 대부분이 한국예탁결제원에 예치되거나 국공채 등으로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동양증권이 흔들리면서 다른 우량 증권사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을 떠난 고객들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다른 증권사로 옮겨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양증권이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동양그룹의 유동성 우려로 인한 고객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이어 "이번 사태로 증권주 투자자들이 투자대상 증권사들이 속해 있는 기업집단의 유동성과 건전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증권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삼성증권 등이 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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