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들이 주식을 경쟁적으로 내다 판 것이 원인이 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종가보다 44.15포인트(2.20%) 내린 1967.19로 장을 마쳤다. 장 시작은 전거래일보다 소폭 상승한 2013.11이었지만 곧 반전되며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됐다. <관련기사 16면>
주가지수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92억원, 1296억원 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이끌었다. 개인이 464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자 이탈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엔화 약세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된 결과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4.59% 급락한 130만9000원을 기록했다. 국내 수출주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9조5000억원보다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엔화 약세는 자동차주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5.07%), 현대모비스(-4.94%), 기아차(-6.06%) 등이 줄줄이 급락했다. 포스코, SK하이닉스, 한국전력, 신한지주, 삼성생명, LG화학, 현대중공업, SK텔레콤, KB금융 등 다른 대형주들도 하락 마감했으나 네이버만 0.14%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중국의 제조업 지수 하락도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날 중국의 국가통계국(NBS)과 물류구매협회(CFLP)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낮은 51.0을 기록했으며, 이날 HSBC 은행과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집계한 12월 제조업 PMI도 50.5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5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252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냈고, 1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546종목이 내렸다. 77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은 전거래일보다 3.71포인트(0.74%) 내린 496.28을 기록했다.
한편 한편 새해 첫날 환율시장은 원화 가치가 오르고 엔화가치가 내리는 ‘원고·엔저’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장중 달러당 1048.3원까지 하락했다. 2008년 8월 22일 장중 1048.0원을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환율 하락은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이 지난해 말 소화되지 못하고 넘어오면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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