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 회복세 확신…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1-09 16:2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시장의 예상대로 이달 기준금리는 연 2.50%로 동결됐다. 또 올해 경제성장전망치도 종전과 동일한 3.8%를 유지하면서 통화당국의 경기인식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첫 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묶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한 차례 내려간 이후 8개월째 동결됐다.

금통위가 금리를 묶어둔 배경은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미국이 이달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하면서 이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상황의 회복세를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 금통위는 현재 통화정책을 움직여 혼란을 키우기보다 테이퍼링 효과를 좀더 지켜보자는 쪽을 택한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테이퍼링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추세적으론 한국에 유리한 것이지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상황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산과 투자, 소비 등이 전년동월과 견줘 모두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지표는 추세치를 따라 회복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앞서 시장에서는 여전히 낮은 소비자물가, 원화 절상 기조 등으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골드만삭스가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를 내고,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획기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하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총재는 외압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만장일치'를 언급했다. 향후 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희박해지는 대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장일치 결정은 이제 우리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금통위원들끼리 공유했다는 뜻"이라며 "이제 정말 큰 충격이 오지 않는 한 금리는 내리지 않겠다는 일종의 시그널(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나온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총재는 "엔저는 피해를 입는 일부 산업에 대해 미시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재의 성향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을 들어 여전히 인하를 점치기도 하지만, 통화정책의 스탠스가 유지된다면 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한은이 기존의 경기판단을 유지하면서 이날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연간 3.8%로 종전 수준과 동일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김 총재는 "올 연말까지는 마이너스 GDP갭(잠재GDP와 실질GDP 간 격차)이 사라질 것"이라며 "연말연시를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성장률은 잠재성장률(3% 후반) 수준에 거의 다다랐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2.5%에서 2.3%로 0.2%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4분기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농산물 가격이 예상보다 더 낮게 급락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국제원자재 가격 및 농산물 가격 안정 등 공급 측면에서 오는 일회적 요인이 소멸되면 물가는 다시 상승 전환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김 총재도 "소비자물가는 하반기부터 물가안정목표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