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운명의 2월 맞이한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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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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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설 연휴가 끝나자 어느새 2월이 새로 시작됐다. 흔히 옛 어른들은 설이 지나고 나면 곧이어 꽃피는 봄이 찾아온다고 했는데 일부 재벌가에서는 여전히 추운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의 운명이 달린 법원 판결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고심이 진행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파기환송심 선고를 기다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씨(전 제일비료 회장) 유산 상속 민사소송의 결과가 한꺼번에 나온다. 이 외에도 조세포탈과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첫 재판 역시 이 달 중 열린다.

무엇보다 오너의 부재 속에 설을 보낸 해당 기업 임원들은 연휴 동안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임시 비상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설 연휴 전 만났던 한 기업 관계자는 "총수가 부재중이라 회사 내 중요한 결정 사항은 대부분 미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나 법원의 선고 결과에 따라 이들 기업의 운명이 달린 것은 물론 신사업과 해외투자 등 기업의 향방이 갈리기 때문에 긴장 속에 매일을 보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룹 총수들은 그동안의 국가 경제 기여도를 감안해 법원 판결에서 양형이 어느 정도 줄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다르다. 이 때문에 재계는 더욱 우려하는 모습이다. 혹여 엄격한 잣대와 더불어 반기업 정서가 더해져 공정을 넘어선 잣대가 대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기업인이라고 해서, 혹은 총수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관용의 모습은 필요치 않다. 하지만 집안에도 가장인 아버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하물며 기업에서는 어쩌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비 없는 설 명절을 보낸 이들의 마음도 한번쯤은 헤아려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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