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출범 이후 공직사회에서 일고 있는 호화 사치 척결 움직임 속에서도 명절을 맞아 암암리에 뇌물 수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중국 신화왕(新華網)이 보도했다.
신문은 춘제(春節ㆍ설)를 맞아 중국 산시(陝西), 후난(湖南), 하이난(海南) 등 중국 각지를 현장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상당수 기관이나 개인과 공무원 사이에 뇌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부동산업체 직원은 설 연휴를 맞이해 '훙바오(紅包ㆍ빨간봉투)로 3종류를 준비해 공무원들에게 뿌렸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애초 상품권 카드를 준비했는데 간부들이 카드 쓰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점을 고려해 돈 봉투를 줬다"면서 "500위안, 1000위안, 2000위안 등 3종류를 준비해 일반 공무원에게는 500위안을, 간부들에게는 1000위안 또는 2000위안을 건넸다"고 말했다.
후난(湖南)성의 한 대형마트 사장은 "상품권 카드 판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영업에 엄청난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상당수 기관과 기업이 여전히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산시(陝西)성의 한 젊은 공무원은 "공산당 중앙의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춘제(春節) 기간에 간부에게 갈 선물은 여전히 다 가고 있다"면서 "뇌물을 주는 방식이 더 은밀해졌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밖에 젊은 간부들에게 술접대와 같은 향응을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공무원은 "수천 년간 내려온 풍습이 1~2년 안에 쉽게 바뀌겠느냐"면서 "중국의 관행상 명절을 맞아 선물을 주는 것을 근절하기는 완전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에게 선물은 예절과 정을 나누는 마음의 교류로 각별하게 여겨져왔다. '서로 왕래하며 오가는 것을 귀이 여긴다(礼尚往来)'라는 말처럼 중국 사람들은 만남에서부터 선물을 교환하며 관계를 시작한다. 중국의 선물문화를 악용한 뇌물수수도 공공연하게 이뤄져왔다.
이에 따라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에는 공직사회 부패척결을 내세우며 공무원들의 공금을 이용한 연말연시 선물 관행과 금품 및 상품권 수수 등을 제한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