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KT ENS 직원 김모씨와 짜고 허위 매출서류를 만들어 이를 담보로 부정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협력업체 사무실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오전 9시30분 경제범죄수사대 소속 수사관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 A사 사무실과 인천 부평 소재 B사 사무실 등 6곳에 보내 회계와 대출 관련 회사 서류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진행중이다.
부당 대출을 공모한 이들 6개 협력업체 대표 가운데 주범 1명이 이미 홍콩으로 달아났으며, 3명은 국내에서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을 검거할 예정이다.
또 경찰과 금융감독원은 KT ENS와 협력업체의 자금 흐름, 은행의 업무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여신 실무에 대해 잘 아는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금융사의 전현직 직원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13개 금융사에 대한 대출 만기를 정확히 지켜 내부통제의 감시망을 피했다는 점, 타행 송금으로 보내오는 대출 원리금 입금 계좌를 조회할 수 없다는 여신심사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했다는 점 등이 이같은 가능성을 높여준다.
13개 금융사를 상대로 매번 가짜 확인서를 만들고 상환 기일에 맞춰 대금을 입금했는데 이런 복잡한 구조를 자금 담당도 아닌 기획영업 담당 직원 혼자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에 은행이나 저축은행 전현직 직원이 가담했을 가능성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스마트산업협회가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는 모습이다. KT ENS 일부 협력업체들은 스마트산업협회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현재 회장사는 중앙TNC가 맡고 있으며 다스텍, 엔에스쏘울, 다모텍, 엠스타일, 엠엔테크, 아이지일렉콤, 컬트모바일 등이 임원사로 가입돼 있다.
이 가운데 KT ENS의 협력업체인 엔에스쏘울은 최근 드러난 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에 관련된 특수목적법인(SPC)의 신탁자로 등록돼 있다.
협회 임원사 중앙TNC 등 상당수는 2000년대 후반부터 유동화담보대출(ABL)을 받기 위한 SPC를 공동 설립하는 등 긴밀하게 연결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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