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이 신흥국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반세기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우리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협력대상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위한 정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KSP는 '저비용 고효율'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 국가에 평균 3억원 내외(연간) 비용으로 자문을 제공하는 저비용 사업이다. 이로 인해 KSP를 도입한 신흥국에서는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인다.
◆ KSP, 신흥국 파트너십 강화에 한몫
베트남은 우리나라 정책자문을 상당히 많이 받은 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2009~2011년 중점 지원국으로 지정해 경제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베트남 경제에 한국 정부의 KSP가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도미니카 페르난데즈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카리브해의 한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캄보디아 경제재정부 차관은 "KSP 없이는 캄보디아 경제개발이 불가능했다"고 발언해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KSP가 신흥국의 경제혁신에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은 서구, 일본, 중국 등 양적으로 풍부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에 대응해 한국이 비교우위를 갖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한국형 개발협력 사업이기 때문이다.
◆ 신흥국 비중 높이는 해외진출 기업
국내 시장 포화, 저성장 단계 진입에 따라 기업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필요성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개도국·신흥국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GDP 중 신흥개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0%에서 2010년 34.3%, 2017년 42.5%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에서도 신흥국 진출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은 한국 개발 노하우와 삼성 사업역량을 연계해 개발모델을 전수하고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는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정부 역시 우리 기업의 신흥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지난 2009년 KSP로 도미니카공화국 전력 인프라 개선방안에 대해 정책 컨설팅을 실시하고, 2011년 한국전력이 도미니카 정부가 발주한 500억원(4630만 달러·IDB 자금지원) 규모 배전망 개선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밖에 건설·인프라 분야, 자동차·전자·금융·관광 등 우리 기업 진출이 유망한 산업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KSP 자문을 제공하고, 사업의 전 과정에 기업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 및 민간부문 지식 컨설팅 산업 활성화를 통해 고품질 사업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출범 당시 민간기업 2곳의 컨설턴트 4명 참여로 시작한 것이 2012년 공공기관 7곳, 대학교 10곳, 민간업체 43곳에서 컨설턴트 총 150여명이 참여를 신청할 정도로 확대됐다.
또 국제기구와 KSP 공동 컨설팅 사업에 참여했던 담당 연구원들이 그 경험과 인맥을 살려 해당 국제기구에 고용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에서 근무하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KSP 공동 컨설팅을 담당했던 송현영 연구원이 2012년 AfDB 취업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은퇴인력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KSP의 장점이다. 권오규 전 부총리는 2011~2012년 인도네시아 사업인 공공재정, 금융인프라에 참여해 33년간 공직에서 쌓은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지광철 기획재정부 국제개발정책팀장은 "신흥국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이나 자문보다 더 큰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한국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신흥국 지원은 상당히 중요하다. 정부의 신흥국 전략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