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매년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이 홍콩 경제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유로 홍콩 내에서 중국인 관광객 제한을 촉구하는 등 반중(反中)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런민왕(人民網)에 따르면 매년 홍콩 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시민과 정치계 인사들이 중국인 관광객 홍콩 방문 반대시위 등을 벌이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 제한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 세계 쇼핑시장의 ‘큰 손’으로 알려진 중국인 관광객의 대규모 소비가 홍콩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현지 교통체증을 야기하고 숙박시설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하는 등 시민의 생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전날 100여명의 홍콩 시민들은 ‘메뚜기들의 침략’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중국인 여행객의 홍콩 방문 반대 시위를 벌였다.
홍콩 신민당 상무부 부주석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중 한명인 마이클 톈(田北辰) 의원은 시진핑(習近平)지도부가 등장한 이후 처음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수 증가율을 매년 3~5%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안건을 제출할 계획이다.
중앙정부 관련기관과 특별행정구 정부사이에 연락망을 구축하고 49개 중국 도시별로 개별 여행객수의 상한선을 마련해, 홍콩 내 중국인 여행객의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구체적인 내용이다.
또 범민주파내 강경세력인 사민련(社民連)의 앨버트 찬(陳偉業) 의원도 지난 10일 특별행정구정부에 대해 약 100달러(홍콩달러)에 달하는 여행객 입국세를 해외 여행객으로부터 징수해 여행객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홍콩 현지 시민과 중국 여행객 간 상점과 길거리 등에서 마찰도 잦아지면서 이러한 중국 관광객 홍콩 방문 반대 움직임은 과열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자국 여행객의 증가가 홍콩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할 뿐 그들의 주장에는 의미가 없다 반박한다. 실제로 최근 홍콩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시너지 효과로 여행업과, 소매판매업, 음식업, 부동산업 등이 호황을 누렸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ㆍ숙박 등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도 홍콩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에서 발생한 반중(反中) 시위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홍콩의 번영은 중국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고 홍콩과 중국의 협력을 방해하며 양쪽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어떤 행위도 강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홍콩 당국도 이번 시위에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중국인이건 외국인이건 관광객들을 겨냥한 행위는 규탄받아야 한다면서 법에 따라 이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홍콩 여행국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을 방문한 해외 여행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8.6% 상승한 약 59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중국 여행객은 4500만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상승했다. 홍콩 정부는 최근 한 조사결과를 통해 홍콩을 찾는 관광객은 3년 안에 7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며 2023년에는 1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마카오에서도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현지인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지난 춘제 기간 하루에만 중국인 20만명이 마카오를 찾았고, 춘제 연휴 기간인 6일까지 마카오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마카오 인구 55만 명의 5배가 넘는 270만 명에 달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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