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문가들을 등용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철강 본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권오준 회장 내정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권 회장은 포스코를 대표이사 회장 단독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전환하고, 20년 만에 기획조정실 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등 회장의 책임 경영 권한이 대폭 강화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오전 열리는 이사회에서 권 회장 내정자를 비롯해,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윤동준 포스코 기획재무부문 경영전략 2실장(전무) 등 4명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리는 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사내이사진에서는 장안환 탄소강사업부문장(부사장)만 유임되고, 임기가 만료되는 박기홍 기획재무부문장, 김준식 성장사업부문장(이상 사장)은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임기가 1년 남은 김응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도 교체된다. 김 부사장은 현재 권 내정자의 ‘혁신포스코 1.0추진반’의 총괄을 맡고 있다.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정준양 회장도 자연스럽게 사내이사에서 제외된다. 물러난 사내이사들은 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사내이사 후보들은 다음달 1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 등기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 못지 않게 실적 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려 사내외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김 사장은 권 내정자와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합했던 인물로, 권 내정자와 서울대 금속공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풍부한 현장 엔지니어 경험을 바탕으로 6시그마와 QSS(퀵 6시그마) 등 포스코가 세계 최고 철강사로서 도약하는 데 바탕이 된 품질경영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포스코 부사장을 맡은 뒤 CEO 수업을 위해 20112년 3월 포스코켐텍 사장에 취임후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 부사장은 포스코에서 재무실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3월 윤 전무 후임으로 포스코건설로 이동했다. 정 회장 시절 대우인터내셔널과 대한통운 인수합병(M&A) 등 포스코의 외형 확장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기획력과 추진력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장 부사장은 내수는 물론 수출을 두루 경험한 마케팅 전문가로, 중국과 일본 등과의 시장 경쟁에서 포스코의 리더십을 받쳐줄 인재로 점쳐졌다.
윤 전무는 인사 전문가로 불리며, 포스코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포스코로 복귀해 패밀리사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권 내정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로 20년 만에 도입이 유력시 되는 기획조정실에는 최명주 포스텍기술투자 사장이 맡게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보스톤컨설팅그룹 금융고문, IBM BCS 부사장을 거쳐 교보증권, GK파트너스에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2012년 포스코에 합류했다. 정통 포스코 출신이 아닌 인사가 본사와 패밀리사를 통털어 그룹 전체 업무를 컨트롤하는 기조실장을 맡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거쳐온 업체에서 인정받은 경영능력을 통해 제3자적인 입장에서 포스코 그룹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을 발휘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사회에서는 3명의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도 주총에 올리기로 했다. 사외이사 중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이사회 의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의 임기가 내달 만료되며, 김지형 전 대법관이 지난해 3월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포스코 이사회는 정관상 사내이사는 5명, 사외이사는 7명까지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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