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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 대변인들 소통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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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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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정부정책 잘못 전해도 수수방관

아주경제 배군득ㆍ이규하ㆍ김선국ㆍ김정우ㆍ신희강 기자 =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국정과제와 관련한 각종 정책이 청와대 주도로 추진되면서 '강청약내(强靑弱內·강한 청와대 약한 내각)'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의 입김에 따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일부 주요 정책 내용이 바뀌고, 청와대가 장관이 아닌 부처 실·국장에게 직접 지시하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허수아비' 장관으로 전락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특히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굵직굵직한 경제정책들을 청와대가 주도하고 나서면서 경제부처들은 청와대 입만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가뜩이나 장관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마당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할 대변인까지 소통 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세종청사의 주요 경제부처를 보면 일선 부처 대변인들은 소통 업무보다 장관 수행 업무 등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경제부처의 기자실에서 이뤄지는 대변인의 대언론 업무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하다. 기자실에 상주하는 기자 수도 매우 적다. 실제 지난해 말 세종청사로 이전을 완료한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기자실은 평일 평균 3~4명이 기자실에 상주하고 있다. 전체 기자단이 60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각 부처 대변인실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다. 기자들과 소통이 줄어들다 보니 정부 정책 이해도가 떨어져도 속수무책으로 방관하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의 경우 박성희 전 대변인이 자리를 옮긴 후 3주간이나 대변인을 임명하지 못했다. 공백 기간에 언론은 고용부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자주 엇박자를 냈고 고용부는 해명자료를 내는 데 급급했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세종청사에서 모습을 감춘 지가 오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공개적인 실수가 잦아지면서 아예 부총리 수행원으로 돌아섰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 이후에는 각종 정책에 부총리가 모두 개입하면서 김 대변인은 소통을 포기했다.

남태헌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 역시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 처리 과정에서 언론과의 소통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처럼 일선 부처들이 정책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청와대는 각 부처 대변인을 고참급 국장으로 선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양수산부는 국장 승진한 인물을 후임 대변인으로 발탁했지만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고참급 국장인 박승기 전 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을 내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현재 원동진 대변인 후임으로 행시 29~31회 중 인물을 물색 중이다. 원 대변인이 행시 33회로 국장급 가운데 중고참에 속하지만 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 소통에 무게를 둔 인사 단행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밖에 공정거래위원회도 노대래 위원장이 정책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고참급 국장을 기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대변인 역할이 상당히 모호해지고 있다. 비서실이나 기조실에서 하는 업무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대변인이 어려운 자리기는 하지만 본연의 역할이 실종된 상황에서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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