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열심히 있했다면 등기임원 연봉공개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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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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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지난해 자본시장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연봉 5억원이 넘는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가 공개되고 있다. 그동안 비밀로 감춰졌던 기업의 총수들과 CEO(최고경영자)들의 연봉이 만천하에 알려지게 됐다.

기업들은 연봉 공개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눈치다.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 직전까지 버티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자칫 지나치게 높은 연봉으로 반기업 정서가 더욱 커질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챙기면서 고액 연봉까지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미 공개된 대기업 총수와 CEO들의 연봉을 보면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과 비교해 많게는 30배 넘게 웃돌고 있다.

유통업계가 직면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유통 대기업의 총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여러 계열사의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등 다른 가족들도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이에 비하면 신세계그룹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용진 부회장이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미등기임원은 연봉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도 등기임원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봉 공개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총수들이 사내이사를 사퇴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그룹 총수들의 연봉 공개가 공론화되면서 오리온 등 유통업계에서 총수들의 사내이사 사퇴가 잇따랐다.

연봉 공개를 이렇게 꺼리는 것은 경영자들이 보수 만큼 일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봉은 경영자의 능력에 대한 평가다. 당당하다면 눈치 볼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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