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KBS 불똥 튄 예탁원 당혹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국방송공사(KBS)가 상위 직급자 과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까지 불통이 튀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감사원은 최근 한국방송공사 및 자회사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KBS에 속한 팀장급 이상 2급 상위직 비율이 전체 직원 가운데 57%에 달했다. 국내 78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감사원은 이처럼 과도하게 많은 상위직 고액 연봉자 탓에 KBS가 적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에 속한 상위직급 평균 연봉은 1억1000만원에 달했다.

이뿐 아니라 감사원은 예탁결제원에 대해서도 KBS에 이어 둘째로 상위직급자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예탁원도 상위직이 전체 직원 가운데 50.5%를 차지할 만큼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탁원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직급 체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일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다른 기관과 유사한 잣대로 들여다볼 경우 팀장 이상 직급자는 30% 남짓"이라고 말했다. 예탁원 측은 직급 체계가 다른 이유에 대해 팀장을 뽑을 때 젊지만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발탁인사를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방만경영에 칼을 빼 들었다. 부채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두고만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공기업도 이를 의식해 자세를 낮추고 있지만, 쌓여 온 방만경영 사례가 속속 공개되면서 전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공기업이 작은 이슈에도 극도로 민감해진 이유다. 

예탁원이 KBS에서 튄 불똥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과거 방만경영 잔재를 말끔하게 없애려는 진정성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다. 시늉뿐인 개혁을 넘어 작은 시비에 눈치를 살피지 않는 당당함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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