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이 넉넉치는 않았지만 시골에서 농사짓는 친척들은 깨끗한 공가, 넘치는 물, 그리고 뚜렷한 4계절의 자연이 주는 풍족한 혜택을 누리며 나름 넉넉히 살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물과 공기가 오염되기 시작했고, 이상기후라는 것 때문에 계획된 농삿일을 하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각종 대형 태풍은 예고없이 불어닥쳐 애써 지어놓은 농작물을 날려버리고, 폭우로 넘친 물에 잠기게 되었다. 폭염 때문에 논과 밭이 말라 버리고 강물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하수를 찾기 위해 여기 저기 땅에 파이프를 박아 넣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모두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엔에는 인간 활동에 대한 기후 변화의 위험을 평가하고 보고서를 제작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는 기관이 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 위원회라는 이 기관은 얼마 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 그리고 식량부족 등의 현상이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때문에 영토와 자원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가난한 나라일수록 식량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는 비단 간난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주민들은 제한된 식수만을 사용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어쩌면 조만간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를 구경하지 못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영원할 것 같았던 북극의 거대한 빙산은 일찌감치 녹아내려 해수면이 올라가고 있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각국의 아름다운 백사장은 물론 인근 도시가 바닷물레 잠길 수도 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는 5-6년에 한번씩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약 6년동안 전세계 과학자 2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내놓은 경고의 메세지는 결코 아주 먼 미래에 일어날 일로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기후변화로 인해 '10년 안에 물과 식량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4일 김용 총재는 영국의 가디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물과 식량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환경단체와 과학계를 향해 일관된 대응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분쟁 가능성 제기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 문제는 단순히 먹고 마시는 문제가 아니라 전쟁까지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지금 당장 기후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지구의 온도는 계속 올라 21세기 말 해수면은 1m에 가깝게 오르게 되며, 쌀과 밀, 옥수수 등 농작물 생산량이 최대 25%까지 감소하게 된다.
전세계 총 소득도 크게 줄어 최대 1490조원에 이르는 세계 경제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늘고 기후변화로 꽃가루가 심해져 알러지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부작용과 피해가 진행되고 있다.
김용 총재는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배출권의 가격안정과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 청정도시 투자, 친 기후변화 농업 육성 등의 노력을 세계은행은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는 세계은행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이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절박한 숙제이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계속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해 야기된 만큼 그동안 공업화를 명분으로 환경문제를 소홀히 했던 선진국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고 있는 가난한 나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이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문제는 남의 이야기도, 먼 훗날의 이야기도 아니다. 당장 우리 눈 앞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문제이며 우리 후손의 생존이 달려있는, 그리고 그들이 짊어지고 살아야 할 거대한 부담이 되었다. 보다 많은 관심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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