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향판제 폐지, 너무 성급했던 것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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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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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황제 노역' 판결로 도마에 오른 '지역법관' 제도가 2004년 도입된 지 10년 만에 사실상 전면 폐지되기로 지난 주 결정됐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서 폐지 주장이 제기된 지 겨우 닷새 만에 속전속결로 내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단계적으로 300여명인 지역 법관 수를 점차 줄이면서 지역 법관은 더 이상 새로 임명하지 않는 방법으로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지역법관제도는 법관이 신청하면 대전·대구·부산·광주고등법원의 관할 법원 내에서만 근무하도록 하게 한 것이다. 10년 이상 근무하면 다른 지역으로 전보를 요청할 수 있다.

법관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고 지역 사정에 밝은 법관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지연과 학연을 통한 유착 등 폐해가 줄곧 지적돼왔다. 

특히 일부 지역 법관은 지역 유지나 향판 출신 변호사가 맡은 사건 당사자에게 터무니없이 낮은 형을 선고해 문제가 됐다. 기준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구속영장을 기각하거나 보석을 허가한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모든 제도가 그렇듯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법관이 한 지역에 오래 근무하다 보니 지역 사정에 밝아져 재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됐다. 인사철마다 법관들이 자리를 옮기며 발생되는 재판중단 현상도 많이 줄어들기도 했다. 미국·유럽 국가들도 지역 법관 제도를 기본 원칙으로 법관을 배치하고 있다.

오랜기간 고여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향판제 폐지 결정은 성급한 부분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다.

특히 오는 2026년부터는 검사·변호사 경력이 10년이 넘어야 판사로 임명될 수 있게 돼 각 지역에서 검사·변호사로 활동하던 사람 중 법관이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법관제의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순간의 비판을 진화하고자 내놨던 방법이 되레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단초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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