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당국이 톈안먼(天安門) 사태 25주년을 40일 앞두고 베이징(北京)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테러 및 시위 진압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공안은 이날 시나닷컴이 운영하는 웨이보(微博)의 관변 계정을 통해 팡산(房方山)구 창양(長陽)현에서 6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훈련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훈련에는 최루탄과 물대포가 등장했고 여러 대의 특수 차량과 무장경찰의 공격 대형의 모습이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훈련에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곤봉을 들고 차량 등에 불을 지르는 등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훈련장면이 연출됐다.
훈련의 목적과 관련해 베이징 공안 당국은 테러와 폭력 시위 사태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고 수도 베이징의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며 인민 대중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14차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을 주재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반테러공작망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다양한 반테러 단체활동을 강화해 테러분자를 막아낼 수 있는 철옹성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폭력테러분자들을 많은 사람으로부터 '때려잡아야 한다'는 비난을 받는 위해한 대상(老鼠過街 人人喊打)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명 인권 운동가 후자(胡佳)는 "이번 훈련을 계기로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중국은 가장 민감한 시기로 접어들었다"면서 "당국은 안정 유지를 위해 민중에게 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의 또 다른 인권 운동가 왕더방(王德邦)은 "이번 훈련은 무력시위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서 오늘날 사회 갈등이 일상화됐음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중국 안팎에선 올해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추모 열기가 고조되면서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재평가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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