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이번 결정은 게임 사업의 전문성 및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독립 법인의 신설로 ‘검은사막’, ‘플래닛사이드2’, ‘위닝펏’ 등 연내 서비스를 예고한 온라인게임 3종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도모하고 위축된 모바일게임 사업 역시 본격적으로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다음이 독립 법인 설립으로 게임 사업에 더 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향후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독립 법인 신설로 전문성 강화
독립되는 게임 사업 부문(이하 독립 법인)은 오는 7월말까지 법인 설립 등 분사에 따른 구체적인 사안들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이 독립 법인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사업 시너지 효과를 위해 게임사들이 대거 집중된 판교디지털밸리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게임 사업 부문이 분리되지만 다음과의 연관성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독립 법인은 다음과 자회사 관계를 유지하며 다음의 또 다른 자회사인 온네트가 독립 법인의 자회사로 편입, 다음과 손자회사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런 변화를 고려할 때 다음의 게임 사업 부문 분사 결정은 독립 법인 설립으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자회사인 온네트를 독립 법인 산하로 편입, 개발력 보강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쟁력 확보와 전문성 강화라는 다음측의 입장과 상당 부분 부합된다.
신설될 독립 법인의 수장으로는 현재 다음에서 게임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홍성주 게임부문장이 가장 우력한 후보로 꼽힌다. 지난 2011년 온네트를 다음에 매각하고 합류한 홍성주 게임부문장의 경우 뛰어난 사업 감각과 확실한 경영 철학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독립 법인 대표로 제격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의 영입을 거론하고 있지만 게임 사업 부문 분사의 목적이 전문성 강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홍성주 다음게임부문장 역시 “게임사업부문의 분사를 통해 경영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독립경영을 통한 권한과 책임을 확대, 공격적으로 게임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최근 CBT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검은사막’, ‘플래닛사이드2’, ‘위닝펏’ 등의 라인업을 분사법인을 통해 성공적으로 게임시장에 안착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각오를 나타내기도 했다.
◆게임 사업 확대 노리는 ‘승부수’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게임 사업 부문 분사의 전략적인 의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검은사막’, ‘플래닛사이드2’, ‘위닝펏’ 등 대형 온라인게임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의사 결정과 맞춤형 사업 전략 수립이 보다 수월한 독립 법인 신설은 분명 긍정 요인이다.
특히 사실상 다음 게임 사업의 중추인 ‘검은사막’의 경우, 이미 수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완성도를 충분히 검증받은 상태로 현재 대중성 확보를 위한 마무리 과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 법인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검은사막’의 서비스에 주력할 경우 폭발적인 흥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는 이유다.
독립 법인 설립으로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개발 조직으로 온네트만을 보유한 다음은 그동안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해 왔지만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뚜렷한 성과를 거두는데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는데 독립 법인은 온라인게임은 물론 모바일게임 서비스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게임 사업 부문 분사를 계기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독립 법인 신설에도 불구하고 현재 준비중인 게임들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다음이 게임 사업 자체를 빠르게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사업 축소나 게임 사업 철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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