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성형수술 권하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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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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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토리온, SBS]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를 설명하는 수식어로 '성형공화국'이 빠지지 않는다. 세계 성형수술 시장 규모가 약 21조원인데 국내 시장이 5조원대로 추산될 정도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성형수술을 고민하니 취업을 준비하는 20대가 성형을 하는 것은 놀라울 일도 아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방송에까지 들어온 일은 어째 달갑지만은 않다. TV만 켰다 하면 연예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성형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들 나름대로 "보톡스나 필러 등의 시술은 성형이 아니다"라는 기준까지 만들어 상세히 떠든다. 이를 지켜본 시청자는 연예인의 과거 사진과 비교하거나 "솔직한 모습이 좋다"고 호응한다.

대표적 인물이 제국의아이들 광희다. 광희는 "눈은 집었고 코는 세웠다"고 공개하며 '성형돌' 수식어를 얻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최근 의사선생님에게 전화했었다"고 추가 성형 의사까지 밝혔다.

솔직한 모습은 K 성형외과의 홍보모델로 낙점되는 '성과'를 불렀다. 올바른 성형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방침이라지만 어떤 가치를 전파할지는 의문이다.

연예인 개개인의 성형 공개에서 멈추지 않고 방송사는 보다 적극적으로 성형수술을 시켜주는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다. 오는 29일 시즌4를 앞둔 스토리온 '렛미인'은 외모 때문에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일반인 여성들이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국내 메이크오버 쇼이다.

방송 관계자는 "일반인 출연자의 외적인 변신을 포함해 내적 변화까지 이끌어 준다"고 말하지만 정작 심리적·사회적 관계 치유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그 자리는 성형수술 비용이 차지한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파일럿 프로그램 '백 투 마이 페이스'는 '렛미인'에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지나친 성형으로 아픔을 겪는 출연자를 '성형을 통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주는 프로그램인데, 결국은 '재 성형'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이를 찾기 어렵다.

지난 1일 성형수술 관련 의료광고를 방송과 신문, 옥외광고물 및 인터넷 등에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2012년 현행법 개정으로 2011년 602건이던 성형광고가 2012년 3248건으로 1년간 5배 이상 급증했다. 특정 외모를 갖추지 않으면 불행하다는 등의 자극적 내용, 수술 효과의 과장 또는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의 부정적 영향력에 의한 것으로 인식되는 등 사회적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법으로도 성형수술 광고에 대한 규제를 나서고 있는 오늘, 방송이 나서 성형수술을 권해야 할까. 국민의 전파를 빌려 사회·문화적으로 건전한 가치를 확산하는 방송 본연의 책무를 상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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