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이용객 3억200만명, 총거래액 1조8500만위안(한화 약 301조원), 연간 성장률 120%, 2020년 예상 거래액 45조2000억위안(한화 약 7367조원).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쇼핑몰 규모 현황이다. 지난해 거래액으로만 우리나라 예산규모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인터넷상거래로 가장 많이 거래된 상품은 의복, 서적, 가전디지털제품이다. 택배산업 역시 발전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시장환경인 것. 순풍. 그것도 아주 강력한 순풍을 탄 중국의 택배산업은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 23조원 36% 급증
2012년 중국의 일정규모 이상의 택배업체의 서비스 업무량은 56억9000만 건으로 전년 대비 54.8%의 성장을 거뒀다. 매출액은 1055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39.2% 증가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3년 택배서비스 업무량은 91억9000만 건으로 전년 대비 무려 61.6% 증가했다. 택배사업 매출액은 1441억위안(한화 약 23조원)으로 전년 대비 36.3% 늘었다. 물량은 61.6% 늘었지만 매출액은 36.3% 증가에 그쳐 업계에서 택배업체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국가우정국의 마쥔셩(馬軍勝) 국장은 지난해 10월9일 세계 우정일 행사 연설에서 “2020년 중국의 택배업 매출은 4000억 위안(65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2010년 중국 택배업 매출의 3배며, 이같은 증가 속도라면 중국의 택배시장은 조만간 세계 1위 규모를 차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치열한 경쟁, 박한 이익률
업계는 이처럼 고속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질적인 성장은 아직 더딘 걸음을 걷고 있다.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업 평균단가는 24.6위안으로 전년 대비 1.2위안이 줄었다. 그 중 타 지역 배송의 택배 업무 평균단가는 18.8위안으로 2012년 대비 1.4위안이 하락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현재 대다수의 택배업체들의 이익률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토지 가격과 직원들의 월급, 고정자산 비용 등이 계속해서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익률이 떨어지면서 택배서비스의 질도 하락하고 있다.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2012년 총 소비자 고발 건수는 179만 건이었는데, 이 중 택배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172만 건으로 96.1%를 차지했다. 배송직원의 불친절과 물건의 파손, 그리고 택배대리소의 무책임 등이 만연해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택배 회사 직원이 자신들이 배송해야 할 물건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형화 유도하는 중국당국
중국정부가 2011년 12월에 발표한 ‘택배업 2012~2015년 계획’에 의하면 2015년 택배업무량은 61억 건 이상, 택배 업무액은 1430억 위안, 종업원수는 100만 명으로 목표를 세웠었다. 하지만 이 목표는 2013년 말에 이미 초과달성됐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택배 서비스제조업 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 체인과 서비스 체인 간의 융합, 제품 및 서비스 관련 정책 보장 등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업체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중국 당국은 M&A에 나서는 택배기업에게 세금과 토지에 대한 우대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당국은 2012년 “5년 내에 연간 수입이 100만 위안을 넘고 국제경쟁력이 있는 택배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국가발전개발위원회는 ‘전국 물류단지 발전계획’을 발표해 물류 단지를 3등급으로 나눌 것이고 국가급 물류 시범 단지에는 관련 부문의 토지 및 자금 방면 우대 정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택배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대형화를 위한 지원책을 준비중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DHL, TNT 등 외국계 자리잡아
중국의 택배업체는 국영기업, 민영기업, 외자기업으로 나뉜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 국영기업의 처리물량은 13억여건이며 매출액은 299억위안이었다. 민영업체의 물량은 42억건, 매출액은 638억위안이었으며, 외자기업의 물량은 1억건, 매출액은 117억위안이었다. 국영기업 민영기업 외자기업의 처리물량 기준 점유율은 각각 22.8%, 75.4%, 1.8%다. 또한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28.4%, 60.5%, 11.1%다.
외자기업은 1.8%의 물량을 처리하면서 11.1%의 매출액을 차지한다. 외자기업의 브랜드가 높으며, 주로 국제택배를 위주로 하는 만큼 택배비용이 높은 탓이다. 중국의 외자 택배업체로는 DHL(독일), TNT(네덜란드), FedEx(미국), UPS(미국) 등 4대 글로벌 업체가 진출해 있다.
세계 최대의 물류사인 독일 DHL은 1986년 중국 대외무역운수그룹총공사와 각자 50%씩 합자해 중국에 진출했다. 이는 중국 최조의 국제항공택배기업이었다. 1988년에는 네덜란드 TNT사가 대외무역운송그룹(SINOTRANS)과 손을 잡아 국제 택배합자기업을 설립했으며, 2012년에는 페덱스와 UPS가 중국 국내 택배업무허가증을 따냈다.
◆EMS를 비롯한 중국의 택배업체들
중국내 최대 택배업체는 국가우정국이 운영하는 우체국택배(EMS)다. 국유기업으로 직원수만 10만명에 이른다. 중국내 업체 중 서비스 지역 범위가 가장 넓음. 전국 31개성(자치구, 직할시)의 최말단 지역까지 모두 커버하고 있다. 홍콩, 타이완, 마카오를 포함한 200여 나라에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민간택배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쑨펑쑤윈(順風速運)은 1993년 설립됐으며 인력 24만명, 운송차량 1만여대, 전용화물항공기 14대, 오피스 78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이며, 홍콩, 타이완, 마카오는 물론, 미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태국, 베트남, 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택배 기능도 갖추고 있다.
위엔퉁수디(圓通速递)는 인력 12만명, 물류센터 72개, 지점 1600개, 서브 오피스 7000개, 전용 화물항공기 4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1993년 설립된 선퉁콰이디(申通快递)는 인력 15만명, 지점 1100개, 서브 오피스 80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근 1억 위안의 자금을 투자해 데이터 수집, 무선GPRS데이터수집전송, 무게당 비용계산 등을 하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중퉁콰이디(中通速递), 윈다콰이디(韻達快運), 후이퉁콰이디(汇通快递), 짜이지쑹(宅急送), 텐텐콰이디(天天快递), 췐펑콰이디(全峰快递) 등의 택배업체도 중국내에서 대형업체로 분류된다. 택배업 허가증을 가진 8000여 택배기업 중 매출규모가 100억위안(1조6000억원)을 넘는 기업은 EMS와 쑨펑쑤윈 두 곳이다.
◆우리업체 진출기회 아직 존재
택배산업은 대규모 자산과 네트워크가 필요한데다, 규모를 갖추지 않으면 이익을 내기가 어렵다. 때문에 우리나라 택배업체들에게 중국시장은 벽이 높다. 업체들은 직접진출보다는 현지업체와의 합작을 꾀하고 있다. 지난 4월 CJ 대한통운은 중국 대형 택배사인 위안퉁수디와 글로벌사업 협력추진을 위한 업무제휴(MOU)를 맺었다. CJ 대한통운과 위안퉁은 5월부터 네트워크공유, 시스템개발, 해외사업확대 등에서 다양한 협력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택배는 2일내에 배송된다.
중국은 물류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상하이자유무역지역을 필두로 점차 서비스 무역에 대한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또한 전자상거래시장의 급속한 확대로 인해 중국 택배시장은 시장확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한국의 고품질 서비스를 내세운다면 중국 택배 시장을 충분히 공략해볼 만 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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