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의 골프 노하우](45) ‘집중하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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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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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트라인 눈에 들어오고 성공확률도 높아져

 

영화 '베가번스의 전설'의 한 장면.                                                                     



“이번 퍼팅은 꼭 집어 넣어야지”라고 마음먹고 하면 퍼팅이 들어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골퍼들이 많다.

꼭 넣겠다는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그만한 집중이 바탕이 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집중의 효과가 퍼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퍼팅의 결과로서 홀아웃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퍼팅에서 한 타의 가치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퍼팅은 ‘골프안의 또 다른 게임’으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성을 지닌다.
퍼팅이 안되면 절대 좋은 스코어을 기대할 수 없고, 반면에 퍼팅이 잘 되는 날은 다른 게임이 잘 안되더라도 그럭저럭 핸디캡 방어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퍼팅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요소는,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조준한 방향대로 스트로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에서는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만 집중해 보자.

골퍼들은 온그린 이후 퍼팅그린에 다가가면서 미리 퍼팅그린 전체의 큰 경사를 파악하고, 그린의 빠르기는 어떠한지, 볼에서 홀까지 내리막인지 오르막인지, 좌우 경사는 어느 쪽인지, 잔디결은 어느 쪽인지 등의 정보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정작 이 모든 정보를 가지고도 어느 쪽으로 퍼팅을 해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성공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골프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한 잭 니클로스는, 퍼터를 떠난 볼이 경사를 타고 홀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와 거꾸로 되돌아와서 퍼터 앞에 멈추는 이미지를 그려본 후 퍼팅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볼이 반드시 그 라인을 따라 굴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볼은 자연의 법칙을 따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힘을 받으면서 방향이 휘어지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니클로스는 이런 물리적인 힘을 이해하고 그 나름대로 이미지를 그려봄으로써 집중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게도 이렇게 고도의 집중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볼이 가야할 길이 훤하게 빛을 낸다. 이런 상태에서는 그 방향으로 퍼팅을 하면 그냥 들어간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영화 ‘베가번스의 전설’에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주너는 캐디 베가번스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대 최고의 골퍼인 바비 존스, 월터 헤이건과 동타로 18번홀에 들어선다. 세컨드 샷을 위해 어드레스를 하던 주너는 실수로 자신의 볼이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되고, 심판에게 이것을 알려 벌타를 먹는다. 존스와 헤이건을 포함해서 자신을 응원하는 모든 갤러리들이 원치 않는 벌타를 스스로 받은 것이다.

이제 상황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설상가상으로 이 순간 베가번스마저 “내가 할 역할은 다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이 할 일 뿐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존스, 헤이건 모두 아쉽게 버디를 놓치면서 파로 홀아웃했지만 이미 1벌타를 받은 주너는 롱퍼팅을 성공해야만 파가 되는 상황이다.

주위 모든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주너는 너무나도 평온하다. 홀을 바라본다. 서서히 볼이 굴러가야할 라인이 윤곽을 드러낸다. 이제 그 길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주너의 눈에 들어온다.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다.

주너의 퍼터를 떠난 볼은 ‘S자’ 곡선을 그리면서 홀을 향해 굴러간다. 쏙 들어간다. 그 순간, 세상이 정지된듯한 잠시 동안의 정적이 흐른다. 그러고 환호성이 뒤따른다.

‘집중하면 보인다’. 이번 주말 골프에서는 이런 퍼팅 경험을 해 보시길….

 

 

골프칼럼니스트 (WGTF 티칭프로, 음향학 박사)
yjcho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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