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와 해외 중·단거리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저비용항공업계가 장거리 노선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중대형기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대형항공사의 전유물이었던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어 기존 대형 항공사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국제선의 국내 저비용항공사 분담률은 2010년 1.8%에서 2011년 3.3%, 2012년 7.1%, 2013년 9%, 올해 14.4%로 증가했다.
국내선 또한 2010년 33.8%, 2011년 40.2%, 2013년 47%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레드오션이 된 6시간 이내 중·단거리 노선을 넘어 저비용항공업계 블루오션인 미주·유럽 지역의 장거리 노선 개척으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다.
진에어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항 6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최초로 미국 LA와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인 B777-200ER(393석)을 오는 12월부터 내년까지 3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마원 진에어 대표는 "이미 동남아 노선의 경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새로운 수익 창출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에 첫 도입되는 진에어의 B777 기종은 올해 말 기존 운영노선인 괌과 홍콩에 투입될 예정이다. 하와이 노선은 당초 연말부터 운항을 추진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와 고객만족을 위해 B777 기종이 2대 이상 확보되는 내년 이후에 취항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도 장거리 노선 진출을 위해 부산발전연구원과 항공 수요와 시장 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오는 2018년까지 중·대형기 A330 2~3대를 도입해 미국 하와이와 호주 시드니, 터키 등 유럽 일부 지역까지 취항을 고려 중이다. A330 항공기는 250~320명의 승객을 태우고 1만3000㎞까지 날아갈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다.
제주항공도 장거리 노선 진출에 대해 최근 검토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일각에는 저비용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진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장거리 노선 진출은 새 수익원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대형 항공사와 외국 항공사들과의 서비스차별화와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왔던 저비용항공사가 장거리 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조종사 양성 등 체질개선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