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공공관리제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한 129개 사업장 중 시의 조사에 응한 92개 사업장의 추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35개 구역만 원활하게 진행되고 나머지는 시공사 선정 후 4년 이상 경과했음에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제가 시의 자금지원 부족으로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예상 수요에 따라 예산을 확보하고 있으며, 부족하다면 추경예산을 확보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며 "올해만 205억원(20건)이 조기 집행됐다"고 강조했다.
시는 시공자 선정 시점을 조합설립 이후로 환원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금대여를 무기로 시공자에게 유리한 계약이 이뤄질 수밖에 없고,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주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공공관리제 도입으로 시공사 선정이 늦어져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며 시공사 선정시기를 조합설립 이후로 환원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또 공공관리제를 주민선택제로 전환하는 방안은 주민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제도자체를 유명무실 해질 수 있기 때문에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도와 광주시, 제주도 등이 주민선택제를 적용중이지만 실제 공공관리제를 선택하는 경우는 없다.
진희선 서울시 주거재생정책관은 “공공관리제는 이권개입과 부조리를 근절하고 사업 투명성, 효율성, 자금 등 다양한 면에서 장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더욱 발전시켜 주민중심의 공공관리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다.
특히 공공관리제 도입후 올해 처음으로 10곳이 넘는 정비구역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공관리제가 적용된 정비구역 5곳이 지난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을 마쳤고, 현재 10곳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시공사 선정 이전까지 사업 추진에 들어가는 경비를 고려해 조합장 신용만으로 30억원까지 저리(4.5%)로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사비 거품을 줄일 수 있도록 공개경쟁입찰을 도입했다.
공공관리제는 초기 추진위원회부터 착공 직전 단계까지 구청장이 정비사업을 관리해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제도로 2010년 7월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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