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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지역 식문화[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제공]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연평균 7%의 경제성장률, 투자하기 좋은 나라, 식품소비 3년마다 40%이상 증가…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 필리핀의 경제현황이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의 10%(1000만명) 이상이 해외에서 취업활동을 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들로부터 송금되는 금액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2% 정도로 필리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비정상적인 경제구조를 보이는 국가로 알려졌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농수산식품 창조적 수출전략'에 따르면 필리핀은 GDP의 11.2%를 차지하는 농업은 감소추세인 반면, 최근 서비스업의 비중이 57.2%를 차지할 정도로 관련 산업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비스업 가운데 필리핀은 세계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산업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공용어인 영어 사용과 낮은 임금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현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장점 등이 BPO 산업 분야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강혜영 농식품부 수출진흥팀장은 "최근 필리핀 내 무역호조와 금융기관의 진출 등으로 인해 필리핀 경제 인프라의 핵심인 인력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업의 GDP 기여비중은 높아질 것"이라며 "해외 근로자 소득 증대로 신흥 중산층이 증가하는 등 식품소비도 해마다 13%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비정상적 경제 구조에도 전망 밝아
필리핀은 71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국가로 국토의 면적은 30만㎢로 한반도의 1.3배에 이른다. 전체 인구는 지난해 기준 1억600만명, 주로 쓰는 언어는 영어와 타갈로그어이다. 주요도시로는 마닐라(170만명), 세부(90만명), 다바오(140만명), 퀘존(270만명), 칼루칸(150만명) 등이 있다.
필리핀은 현재 △극심한 빈부격차(일부 명문가문 자산이 국부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반면 연소득 300달러 이하의 극빈층이 총 인구의 35%를 차지) △낮은 농업한계생산성(국가 노동력의 3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나 GDP농업비중은 11%) 등이 경제·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를 이어 부를 축적해 온 명문가 부유층이 마닐라 등 주요도시에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필리핀으로 유입되는 해외근로자와 대기업 전문직 근로자들(필리핀 상위 10%)로 인해 심해지고 있다.
필리핀은 유류 등 연료에 대한 수입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세계 각국의 필리핀 노동자 송금액에 대한 경제의존도 또한 높은 편이다. 동남아 주변국가 중 민간소비의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국가적 특성상 낮은 인프라 등으로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한 구조를 보인다.
주요 동남아 국가의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필리핀이 지난해 기준 68%로 가장 높다. 이어 베트남(64%), 인도네시아(57%), 태국(54%)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제 구조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의 경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연 7%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필리핀은 지난해 초대형 태풍 하이엔의 충격과 중국 등 세계경제의 둔화, 미국의 양적완화 등의 대외변수로 올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도 최소 6%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진석 aT 해외사업처장은 "풍부한 노동인력 및 잠재성, BPO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서비스산업의 흑자, 해외각지에서 필리핀 근로자의 송금액 증가 등으로 경상수지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하기 좋은 나라 필리핀…지난해 FDI 39억 달러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필리핀정부는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을 실행해 왔다. 1991년 ‘외국인투자법’에 따라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업활동에 대해 100% 외국인 지분소유를 허용했다. 또 투자 우선계획(IPP)에 포함된 사업, 특별경제지대 소재기업, 수출기업 등에 대해 조세혜택을 비롯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필리핀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액(FDI)은 2013년 기준 약 39억 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필리핀 직접투자실적은 2010년 말 기준 약 15억 달러로 제조업투자(전년대비 61.2%↑)가 가장 높았다. 이어 숙박, 음식, 임대업 순이다.
필리핀은 국교수립(1949년3월3일) 이후 항공운수협정(1969년), 무역협정(1978년), 투자보장협정(1994) 등 주요한 협정으로 우방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교역규모는 2007년 69억 달러, 2008년 81억, 2012년 106억 달러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필리핀 수입 의존도 높아…한국 5위 수입국
지난해 필리필의 총 수입액은 618억3100만 달러로 수입의존도가 다른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대 무역상대국은 중국(80억3300만 달러)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미국(66억8600만 달러), 일본(52억1700만 달러), 대만(48억7900만 달러), 한국(47억9900만 달러) 순이다.
주요 수입상대 5대국가를 포함한 상위 10개국 수입실적은 전체 수입실적의 7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 등을 주로 수입했다.
지난해 필리핀의 농수산식품 분야의 수출규모는 92억 달러였다. 이가운데 농산물 수출은 45억2300만 달러(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산물 31억9900만 달러(34.6%), 수산물 12억7400만 달러(13.8%), 축산물 24억3000만 달러(2.6%)어치를 수출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코코넛오일, 사탕수수, 바나나, 파인애플, 새우 등이다.
농수산식품 수입규모는 69억 달러였다. 농산물은 45억1300만 달러(65.8%), 축산물 17억2500만 달러(25.1%), 임산물 3억5900만 달러(5.2%), 수산물 2억6600만 달러(3.9%) 규모였으며 주로 밀, 옥수수, 쌀, 사과, 소스류 등을 수입했다.
◇가공식품 원재료·인삼 수요 급증…한국산 신선과일 경쟁력 낮아
필리핀은 지난해 발생한 태풍, 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우리나라로부터 식품 원재료를 대량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선품에 대한 수입은 줄였다.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네슬레·립톤 등 식품업체는 자사제품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우리나라로부터 과당(1458만1000달러, 전년 대비 123.6%↑), 옥수수전분(776만5000 달러, 16.4%↑) 대두박 (356만 달러, 1901%↑) 등을 대량 구입했다.
필리핀은 수출할 수 있는 신선류에 대한 제약이 많다. 현재 배, 사과, 포도, 버섯 등을 제외하고는 신선 농산물 수출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신선농산물은 중국 및 기타 동남아시아 지역 제품에 비해 가격 등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필리핀으로의 한국산 과실류 수출은 전년에 비해 4.8% 감소(123만2000 달러)했다. 반면 인삼은 450.1% 증가한 194만3000 달러로 집계됐다.
가공품 부문에서는 대체적으로 한국산 스낵류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지만 수출 초기 단계로 가격 조정을 하고 있다.
비스킷 등 스낵류는 한류 열풍으로 현지인에게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전년대비 191.9% 증가한 158만4000 달러 정도를 수출했다.
아이스크림(286만6000 달러, 10.2%↓)은 박리다매 정책을 음료수(263만5000 달러, 0.9%↑)는 고가정책을 펼치고 있고 있다.
한국 수입업체는 주로 한인마켓에 유통하고 있다.
필리핀은 동남아국가들 중 거주 한국인 및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한국 수입상은 주로 자사 슈퍼마켓 체인이나 한국 슈퍼마켓으로 한국식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국식품을 현지 로컬마켓(대형유통업체)으로 유통하는 업체는 주로 중국계 필리핀 업체로 나타났다.
백진석 처장은 한국 수입업체 등을 통해 수출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인 커뮤니티가 넓게 퍼져 있어 한국인만으로도 충분한 수요가 있으며 △필리핀법상 외국인 소유의 소매점 운영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필리핀으로의 수출전망에 대해 백진석 처장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식품보다 품질이 높고 일본식품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어 필리핀으로의 식품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기대했다.
◇재래시장서 70% 이상 식료품 구입
최근 10년 간 필리핀 사회는 지방 거주인이 도시로 대거 이동하면서 소비패턴에 변화를 가져왔다.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는 기업형 외식체인에서 외식을 하는 게 점점 대중화 되는 추세다.
또 대부분의 필리핀인은 6인이 넘는 가정을 꾸리며 살지만 최근 1인가구 수(전체 인구 13%)가 늘고 있다. 이에따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간편하게 구입이 가능한 포장·가공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내 식료품 구매는 70% 이상이 전통재래시장에서 이뤄진다. 재래시장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쌀, 생선, 해산물, 과일, 채소 등이다.
식품소비는 3년마다 40% 증가하고 있다.
도시화의 가속, 식품생산 증가, 해외투자 금액 증가, 고용창출 확대, 두터운 젊은 인구층 등으로 2006년 이후 3년 단위로 식품소비 성장률이 40%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소비량 가운데 쌀은 45%를 차지하며 생선, 육류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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