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에 승리한 것은 공식 대회 1군 휠체어농구경기에서는 사상 처음이다.
한국 대표팀은 8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예선2라운드 A조 첫 경기에서 김동현 오동석 김호용 조성현 등 선수 전원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일본을 60대58로 누르고 귀중한 1승을 올렸다.
특히 한국의 ‘에이스’ 김동현은 일본의 집중견제를 받으면서도 동료를 활용하는 영리한 경기로 12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스틸 3개 등을 혼자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을 펼쳐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4쿼터 종료 1분 43초전, 55대 56으로 한국이 1점차 리드를 당한 숨가쁜 상황이었다.
조마조마한 박빙의 승부에서 앞서 7일 아르헨티나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해결사’ 오동석이 다시 회심의 3점슛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일본의 추격을 허용, 58대 58로 동점을 허용했으나 경기 종료직전 조성현이 외곽슛을 정확히 림에 꽂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시소게임끝에 1쿼터를 16대 17로 뒤진 한국은 일본의 장기인 스크린플레이와 역습에 고전하며 전반전을 25대 31로 6점 뒤친 채 끝냈다.
이어 3쿼터 들어서도 집중력이 떨어져 일본의 속공에 끌려가는 경기를 하던 한국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며 똑같이 속공과 역습으로 맞불작전을 펼치며 경기를 뒤집어 49 대 46으로 앞섰다.
한국은 지난 1999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6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게임에서 각각 일본 1.5군을 상대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다.
그러나 1군간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지난 1984년 휠체어농구 국내 도입후 단 한번도 일본에 승리한 적이 없어 특히 이날 승리가 감격적이었다.
김동현은 경기후 “1쿼터를 뛰어보니까 우리가 충분히 일본을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제게 집중 견제가 들어왔기 때문에 동료 선수들을 골고루 활용하는 작전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경기후 선수들 못지 않게 기뻐한 한 여성이 관중석에서 아이를 안고 서 있었다.
그는 바로 김동현 선수의 아내 권아름씨(27).
권씨는 경기 내내 올해 태어난 딸 리원 양을 안고 관중석에서 일어선 채 애를 태우며 응원하다 일본 전 첫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해했다.
권씨는 “숭실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청 산하 장애인체육회에 근무하며 휠체어농구팀 뒷바라지하는 일을 맡았다가 남편을 만나게 됐다”라며 “자상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에 반해 결혼했으며 신혼이어서 인지 낯선 이탈리아 생활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속팀 산토 스테파노 팀이 해체됐으나 다른 이탈리아 프로팀에서 러브콜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국팀은 9일 낮 12시 15분부터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스페인과 예선2라운드 A조 두번째 경기를 갖는다.
한국팀 한사현 감독은 “프레대회에서 대전하며 스페인 전력을 탐색해본 결과 강팀임을 이미 확인한 상태”라며 “그러나 일본을 이긴 여세를 몰아 물러서지 않고 맞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 열정 그리고 도전(Hope, Passion and Challenge)'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 기간 중에는 세계휠체어농구연맹에 가맹된 91개국 대표가 참가하는 세계총회도 함께 치러진다.
대회에 관련된 소식은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iwwbc2014.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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