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법안은 70여개에 달하고 있다. 올해 초 추진하려던 서비스산업 발전법과 관광 진흥법 등 주요 내수 정책 법안은 수개월째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더구나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밀려버린 경제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목 잡히며 시장의 온기가 식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최경환 경제팀 역시 8월 국회에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심리경제’를 추진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압승이 경제적 측면에서도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어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58석의 안정적 과반 의석은 최경환 경제팀이 순항 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해준 셈이다.
최 부총리가 말한 '부동산법'은 주택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 적용하려는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이후 시세 상승분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안,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조합원도 소유 주택 수만큼 새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이다.
부동산 법안의 통과는 최 부총리가 강조하는 내수시장 활성화와 규제완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처리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빼 놓을 수 없는 경제 법안 중 하나로 꼽힌다. 관광숙박 시설 입지 제한을 완화해 현재 건축제한으로 묶인 초·중·고등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이 경복궁 인근에 한옥호텔 건립을 계획하고 있지만 관광진흥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상당한 손실을 겪고 있다.
지난 해부터 추진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크루즈산업 육성법도 내심 8월 국회에서 ‘재보궐 효과’를 노리는 법안이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자금·인력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조세를 감면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상반기에 처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크루즈산업 육성법은 세월호 직격탄을 맞은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해양산업 발전 차원에서 다시 거론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8월 초에 발표되는 세법개정안 처리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힌다. 기업소득환류세, 배당소득증대세, 근로소득증대세 등 이른바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가 재보궐 선거로 인한 특수를 누릴지 주목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경환 부총리가 국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기 때문에 재보궐 선거로 인한 경제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탈 공산이 크다”며 “정치권에서도 경제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경제법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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