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기계원-현대로템, '러시아 자기부상열차 진출' 두고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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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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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박재홍 기자 ="(우리가 돈을 투자했으니) 중요한 사안이 있을때 우리한테 먼저 알리는 건 당연한 일이고 (성과를 알린다 하더라도) 협의가 필요하다."(국토부 관계자)

"국토부가 (자기부상열차 기술) 투자자이다보니 (통제를 하는 것에 대해) 우리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기계연구원 관계자)

"우리는 단지 차량 편성 제작사인데다가 딱히 실적인 부분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현대로템 관계자)

최근 러시아 자기부상열차 프로젝트를 두고 국내 주요 관계자들인 국토해양부-현대로템-한국기계연구원 간에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쪽에서는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해 해외 수출까지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통제 가 지나치다는 입장이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큰 성과도 없는데 너무 나서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계연구원과 현대로템, 고든 아틀랜틱 개발 공사(홍콩), 러시아 레닌그라드 정부 등은 1년여의 협상끝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과 연결되는 자기부상 통근열차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일본 나고야와 한국 인천공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운행되는 상용 자기부상열차 제작·건설에 관한 건으로 국제적으로도 큰 이슈가 될만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내용에 따르면 자기부상 통근 열차를 통해 하루 8 만여명이 수송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4호선은 물론 해당 지역 버스터미널과도 연결된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2018년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번 건을 주도한 곳은 세계 각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개발업체인 고든 아틀랜틱 개발공사의 홍콩지사다. 이 지역 전체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자기부상열차 기술에 대한 이전 파트너로서 한국기계연구원과 노선에 투입될 양산차량 제작에 현대로템을 포함시키 며 이번 MOU건을 이끌어 냈다. 예상되는 1단계 투자 비용은 미화로 약 1억4560만달러(한화 약 15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 사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하고 현대로템에서 만드는 에코비(ECOBEE) 기술이 이곳의 교통 서비스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에코비가 레닌그라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유산의 새로운 아이콘이 돼 더 친환경적이고 방문 친화적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다.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해 해외 수출까지 진행되는 사안이지만 국토부가 이번 프로젝트 건과 관련해 국내외 비공개를 기계연구원에 요청하는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연구원 관계자는 "국토부의 요청으로 현재 자기부상 열차와 관련한 건에 대한 사항은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자기부상열차 사업과 관련해서는 기계연구원의 손과 발을 묶고 있는 것이다.

기계연구원으로서도 입장은 곤란하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지만 국토부의 이 같은 통제에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는 기계연구원이 국토부가 출연한 투자 금액으로 도시형자기부상열차 시제차량 개발 및 기 계연 시험선 시험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 들어간 총 금액은 약 4000억(원기술개발 1000억원 포함)이 넘는다. 이 중 상당한 금액을 국토부가 투자했다. 더구나 기계연구원은 도시형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 실증 단계에 있는 상황으로, 국토부의 허가가 없이는 상용화가 어렵기 때문에 눈치를 봐야하기도 한다.

이경호 국토부 기술정책 서기관은 "과도한 통제까지는 아니다"며 "자기부상열차 기술 개발에 대한 사업은 완료됐지만 (국토부가) 금액을 지원했기 때문에 해외 사업진출 등 중요 사안은 우리에게 먼저 보고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이는 사실상 자기부상열차 관련 사업건에 대한 간섭을 시인한 셈이다.

기계연구원과 자기부상열차를 함께 개발한 현대로템은 사실상 한 발을 뺀 상황이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로템은 사실 난감한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앞서 이미 지난 2008년부터 러시아 철도청, 모스크바 지하철 등과 세미나와 기술교류, 교환방문 등 러시아 철도시장 진출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다. 특히 작년 10월에는 러시아 철도청과 철도차량 공급, 인증,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해외시장 추가 개척을 목표로 하는 현대로템으로서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현대로템의 기술력을 알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대로템이 꼽은 주요 해외 현지 거점 확대 지역 중의 한 곳인 우크라이나 와 러시아와의 관계도 좋지 않은데다 아직 국내에서도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해외에서 실적을 냈다고 말하기는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해외에서 수출상담을 진행할 때 내세울 수 있는 검증된 운행실 적이 없는 것도 발을 빼는 이유다 .

한편 자기부상열차는 한국기계연구원이 현대로템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자석이 철 레일에 붙는 성질을 이용해 차체를 공중에 띄워 달리는 열차이다. 100% 국내 기술로 제작됐으며 일본에 이어 인천에서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를 앞두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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