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통닭집
뜯겨 나간 닭 껍질들 찢어진 지도 같다
전쟁터 총기되어 쌓여가는 잔뼈 조각
수정동 날선 달동네 퀭한 바람 토한다
꽅다발 가득 안은 뉴스 속 젊은 병사
거수한 손가락이 칼날마냥 처염하다
남겨둔 날갯살 위로 군가 소리 넘실댄다
각인된 영정 사진 언 강 위로 일렁이고
산복도로 공사장엔 붉은 벽돌 덧쌓인다
삽상한 바람벽 뚫고 가로등이 깨어난다
-作. 황란귀-
뜯겨 나간 닭 껍질들 찢어진 지도 같다
전쟁터 총기되어 쌓여가는 잔뼈 조각
수정동 날선 달동네 퀭한 바람 토한다
꽅다발 가득 안은 뉴스 속 젊은 병사
거수한 손가락이 칼날마냥 처염하다
각인된 영정 사진 언 강 위로 일렁이고
산복도로 공사장엔 붉은 벽돌 덧쌓인다
삽상한 바람벽 뚫고 가로등이 깨어난다
-作. 황란귀-
“시조를 배운지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여러 선생님과 같은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수상이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하겠다.”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황란귀 학생은 지난 9일과 10일 문경새제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14년도 나래시조 신인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전했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4/08/12/20140812151321641514.jpg)
동아대 황란귀 학생(왼쪽)이 ‘2014년도 나래시조 신인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동아대학교 제공]
'산복도로 통닭집'이라는 작품으로 신인상의 영광을 안은 황란귀 학생은 시조를 배운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예로 향후가 주목된다.
이번 나래시조 신인상의 심사위원을 맡은 권갑하 시조시인은 “형식 속에 시를 용해시키는 수준은 아직 서툴지만 이미지를 가볍게 처리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믿음을 준다”며, “창작을 전공하는 문학도인 만큼,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기존 시단의 상상력에 강한 메스를 들이대는 좋은 작품을 창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나래시조는 시조문학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계간지로 매년 4월말, 10월말 미발표 시조를 모집해 여름호와 겨울호에 당선작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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