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시를 읽다(20)] 황제의 도시에서 인민의 수도로…이젠 글로벌 도시로 도약 - 베이징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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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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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949년 10월1일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올라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선포했다. 이로써 수도 베이징에는 황제의 도시가 아닌 신 중국에 걸 맞는 현대 수도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대규모 도시 건설 작업이 시작됐다.

마오쩌둥은 우선 ‘구 시대 유물’로 황제 권력의 상징인 베이징 성문과 성벽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1958년부터 자금성을 둘러싼 세 겹의 성인 황성(皇城), 내성(內城), 외성(外城)이 철거됐다. 28km 외성은 전부 허물었으며, 내성의 9개문 중 정양문과 덕승문 전루만 남기고, 황성에선 톈안먼 성루만 남기고 모두 철거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베이징의 제2순환도로(二環 얼환)이 건설됐다. 다행히 자금성은 당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설득으로 철거되지 않아 오늘 날까지 남아있을 수 있었다.
 

베이징 톈안먼광장 전경. 중국 인민영웅기념비(왼쪽)와 인민대회당(가운데).[사진=중국신문사]

이처럼 베이징 성은 해체 작업을 거친 반면 톈안먼 광장은 대대적인 확장 작업에 들어갔다. 1958년 인민영웅기념비가 톈안먼 광장에 건설된 데 이어 인민대회당, 역사·혁명 박물관(현재 중국 국가박물관), 마오쩌둥 기념당이 잇달아 들어섰다. 톈안먼 성루에는 마오쩌둥의 사진이 걸렸다. 수도 베이징의 권력 중심은 과거 자금성에서 톈안문 광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 통치 권력이 봉건사회 아래 황제에서 사회주의 정권 아래 인민으로 이전됨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이어 중국 개혁개방의 바람과 함께 수도 베이징에도 대대적인 경제개발 열풍이 불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마오쩌둥 정권 아래 혁명의 도시 베이징을 글로벌 도시로 새롭게 탈바꿈 시켰다. 이에 따라 1990년대 베이징에 중관춘(中關村), 핵심비즈니스구역(CBD), 진룽제(金融街 금융가) 등이 속속 들어섰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은 중국이 설립한 최초의 국가급 하이테크산업 개발구다. 레노버, 바이두 등 세계적인 중국 IT 기업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총 면적 488㎢의 이곳엔 현재 1만5000개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해있다. 이들이 창출하는 총수입은 3조497억 위안에 달한다. 중관촌에는 중국 국내외 상장된 기업 230개가 포진해있으며, 이들의 시총은 2013년말 기준 2조523억 위안으로 베이징 지역 GDP인 1조9000억 위안보다 많다.
 

중국 베이징 CBD[사진=중국신문사]


베이징 CBD는 뉴욕 맨하튼, 도쿄 신주쿠, 홍콩 센트럴에 버금가는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베이징시가 건설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국영 CCTV 신사옥, 국제무역센터 빌딩, 그리고 모토로라, 휴렛팩커드, 삼성,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기업사무실과 아파트 빌딩등 시설이 집중돼 있다.

중국 '금융1번가'라 할 수 있는 베이징 진룽제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비롯해 보험· 증권·은행 관리감독위원회 건물과 함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UBS 등 국내외 금융회사 건물이 즐비해있다.

베이징 CBD와 진룽제는 세계적으로 임대료가 높은 지역 3,4위에 랭킹돼 있을 정도로 전 세계 다국적기업 오피스 임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세계적인 금융비즈니스 중심지로 떠올랐다.
 

중국 베이징 후퉁 전경. 도시개발과 함께 후퉁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진=인터넷사진]

하지만 베이징이 현대화 도시로 변모하면서 옛 모습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베이징의 실핏줄'로 불리는 후퉁(胡同)이다. 좁은 뒷골목을 의미하는 후퉁은 칭기즈칸이 베이징을 정벌하면서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600년 역사의 후퉁은 도시 재개발과 함께 점차 베이징에서 사라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짙은 스모그에 한 행인이 마스크를 쓰고 톈안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중국신문사]

도시개발로 인한 후유증도 겪고 있다. 바로 스모그다. 지난해 1월의 경우 베이징에서 스모그 현상이 나타난 일수가 한 달 중 24일에 달했을 정도로 스모그 문제는 심각하다. 베이징시는 5년간 8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오염유발 업종 공장 이전, 석탄난방 금지, 전기차 보급에 나서는 등 스모그 퇴치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에 이어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고 있는 베이징은 친환경 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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