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지방부채 증가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업부채 증가라는 견해가 중국 인민은행 고위급 관료를 통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장젠화(張健華) 인민은행 연구국장은 기업 부채는 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고금리 대출이자 대비 기업의 평균 수익률이 낮아 부채 상환능력이 낮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중국의 부채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것 또한 높은 기업 부채가 가장 큰 이유이며 특히, 60%의 부채율을 기록하고 있는 제조업체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동안 경제 뇌관으로 여겨져 온 지방부채의 경우 지방정부가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양질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오히려 부채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그는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수치에 따르면 전세계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평균 수익률은 6.1%에 달하나, 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중국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2%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분기 중국의 대출금리가 6.9% 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의 상환능력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중국의 기업부채는 전체 GDP의 112%를 차지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연구기관은 중국 기업 부채율이 이보다 높은 120~150%를 차지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 기업의 총 부채액은 14조2000억 달러로 미국(13조1000억 달러)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반영하듯 최근 민간기업은 물론 대표 국영기업들도 빚더미에 휘청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 부채의 상당부분은 국영기업의 몫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 산하 국영기업인 중국 중강그룹(中鋼·시노스틸)이 수백억 위안 규모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확산되기도 했다.
중강그룹은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속한 대형 국영기업으로 지난해 기준 총 자산이 1002억 위안(약 17조3900억원)에 달한다. 정부 당국은 지방 국영 기업이 아닌 중앙 국영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내몰렸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바로 수습에 나섰으나 정확한 미상환 채무 상황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같은 기업 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중국 당국은 최근 들어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나 담보보완대출(PSL) 등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에 꾸준히 나서면서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줄여 부채 리스크를 경감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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