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세계에서 폴크스바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연구개발(R&D)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무형자산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과의 경쟁심화 등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을 볼 때,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역량에 결부되는 무형자산의 확대가 지속가능 성장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세계 IT기업 중 가장 많은 R&D 투자로 꾸준한 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 라이벌인 애플의 R&D 투자액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대규모 R&D 투자는 삼성전자의 무형자산 몸집을 키웠다. 2012년말 3조7297억원에서 2013년말 3조9806억원, 올 상반기 말에는 4조2202억원으로 4조원을 돌파했으며, 3분기 말에도 4조6848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했다.
무형자산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 발생하는 영업권과 △특허권, 상표권 등의 산업재산권, △연구개발비 중 비용처리한 부분을 빼고 자산화한 개발비 등으로 구성된다. 보통 IT업종은 개발비 비중이 높은데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 중 자산화된 개발비가 3415억원으로 전반기 1902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추후 상품화 가능성이 높다고 본 기술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특허 출원도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휴대폰, 반도체, 스마트미디어 부문의 세계 특허 출원 수가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이를 통해 지난해 미국 특허취득건수는 4676건으로 2006년부터 IBM에 이어 8년 연속 2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이밖에도 올들어 스마트씽즈와 콰이어트사이드 등 사물인터넷 연관 지식 기반 업체들을 인수했고, 하반기에도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프린터온과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소프트웨어 업체 프록시멀 데이터를 추가 인수해 연말 기준 무형자산이 5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형자산은 유형자산에 비해 자산가치 판단의 객관성이 떨어져 정말로 수익을 가져다줄지 장담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다. 그럼에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기업의 잠재수익성을 판단하는 데는 무형자산이 중요한 척도가 된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역량은 무형자산 위주지만 국내기업은 유형자산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독일, 이스라엘 기업들의 자산 중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국내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