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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에도 대형병원 찾아 年 1200억원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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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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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환자들이 가벼운 질환에도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 대신 2·3차 의료기관인 대형병원을 찾는 바람에 불필요하게 쓴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진료비만 연간 1200억원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보라매병원 예방의학교실 이진용 교수와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은상준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9년 입원환자 표본자료를 이용해 불필요한 병원 외래 이용 규모와 비용을 추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합병증과 입원 병력이 없는 단일 만성질환(고혈압·당뇨·고지혈증)으로 병원을 이용한 경우를 ‘불필요한 병원 이용’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입원 경력이 있는 경우 퇴원 후 해당 병원을 이용하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진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단순 질환자에선 제외했다.

분석 결과 중증도 기준(CCI 지수)을 기준으로 전체 환자의 85%가 불필요하게 병원급의 외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질환이 없는 단순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인데도 동네의원 대신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질환별로는 동네의원에서 진료해도 될 고혈압의 18.7%, 당뇨의 18.6%, 고지혈증의 31.6% 환자가 2·3차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로 인해 추가로 들어간 건강보험 비용은 고혈압이 195억3100만원, 당뇨병 207억2200만원, 고지혈증이 732억1900만원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불필요한 병원 외래 이용 환자가 모두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면 2009년 한해에만 1213억7100만원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액수는 병원급 의료기관 이용자가 의원을 이용할 경우의 건강보험진료비 차액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왜곡된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을 황폐화시키는 상황이 현재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도 비유했다.

이진용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체계는 의원과 병원이 불필요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고, 환자들도 의료기관 선택의 자유를 거의 무제한적으로 누리는 상황”이라며 “병원이 의원에 가야 할 환자까지 유치해야 하는 비정상적 현실을 어떻게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12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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