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최근 하락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질 경우 대부분의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장 최근에 낸 10월 지역보고서에 따르면 각 산유국의 재정수지가 균형을 맞추는 올해 평균 국제유가는 쿠웨이트와 카타르를 제외하고는 모두 배럴당 60달러 이상이었다.
쿠웨이트와 카타르는 각각 배럴당 54.2달러, 54.8달러로 재정수지 적자를 가가스로 모면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들 두 국가를 제외하고 중동의 나머지 산유국의 재정수지가 균형을 맞추는 평균 국제유가는 모두 배럴당 100달러 안팎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배럴당 78.3달러, 사우디아라비아 99.0달러였고 이라크와 이란은 각각 111.2달러, 130.5달러라고 IMF는 밝혔다.
올해 경상수지도 배럴당 60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흑자가 되는 국가는 쿠웨이트(32.9달러)와 카타르(55.9달러) 밖에 없었다.
이란(61.0달러), 사우디(63.5달러), UAE(64.2달러), 바레인(66.6달러)이 배럴당 60달러대에 경상수지 균형이 예상됐다.
유가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역시 연간 평균 국제 유가가 60달러가 될 때 재정수지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중동 산유국은 쿠웨이트(54.0달러)와 카타르(60.0달러) 뿐이었다.
내년 평균 국제 유가가 60달러 이하로 되면 쿠웨이트와 카타르를 제외한 중동 산유국 전체가 재정 적자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부에선 원유값이 배럴 당 40달러까지 떨어져도 감산하지 않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OPE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하일 알 마즈루이 에너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유가가 60달러로 가든 40달러로 가든, 감산 반대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며 “우리는 특정 가격을 목표하고 있지 않다. 시장이 스스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40달러까지 더 떨어져도 버티겠다는 얘기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인 미국의 셰일가스의 생산원가를 염두에 둔 것이다. 국제 유가가 60달러까지 떨어지게 되면 미국의 상당수 셰일가스 업체 역시 문을 닫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알 마즈루이 장관은 또 베네수엘라 등 회원국 일각에서 제기하는 내년 초 OPEC 긴급회동 필요성에 대해 “최소한 1분기 가량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의 ‘60달러 붕괴’도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