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신의 한수'라는 의견과 추후 가격을 인상할 때 소급해서 올리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갑당 20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제조사와 수입사의 경우 담배사업법 시행령에 의해 변경된 가격 내용을 판매 개시일로부터 6일전까지 신고해야 한다. 때문에 KT&G와 필립모리스는 크리스마스 휴일인 12월 25일에 신고를 마쳤다.
이런 상황이면 1월 1일이 되도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는 기존 담배가격인 2500원을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1월 1일부터 담배세가 기존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오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BAT코리아와 JTI코리아가 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두 회사가 손해 보는 금액은 1갑당 818원이다.
BAT코리아와 JTI코리아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각각 10%, 5%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BAT코리아는 5억5270만3000갑, JTI코리아는 2억8380만5000갑을 판매했다.
이를 하루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BAT는 151만4254갑, JTI코리아는 77만7548갑이다. 이럴 경우 양사의 하루 손실 금액은 각각 12억3865만9772원, 6억3603만4264원에 달한다.
이 같은 손실에도 이들 회사가 판매가를 신고하지 않는 것은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꼼수'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국내 담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KT&G와 필립모리스가 4500원으로 판매하는 사이, 2000원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고객을 끌어 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현실적으로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는 언제까지 손해를 계속 감수할 수 없다. 때문에 며칠 내로 판매가격 신고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 며칠간이라도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면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업체 관계자는 "BAT코리아와 JTI코리아의 담배가격이 인상 되도 새로운 고객층이 KT&G나 필립모리스로 떠나지 않고 남아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인상을 최대한 미루려 할 것"이라며 "이 같은 두 회사의 꼼수가 시장에서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은 KT&G가 61%, 필립모리스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20%에 육박했던 BAT코리아는 현재 10%까지 떨어졌고, JTI코리아는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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