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오는 9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기준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 등이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곳으로 규정했다. 개정법률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은 주택가격·주택거래, 지역 주택시장 여건을 고려해 가격급등 우려가 있는 지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한 지역이다.
지정기준은 △직전 3개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상승률이 10% 이상인 지역 △직전 3개월간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인 지역 △3개월간 평균 청약경쟁률이 20대 1을 초과한 지역이다.
청약 경쟁률을 제외하고는 주택가격·거래량 기준은 최근 시장 상황을 볼 때 적용 지역이 드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10~12월 전국 아파트 가격은 0.48% 올랐다. 상승폭이 가장 높은 지역이 제주도로 1.69%에 그쳤다. 시·군·구별로 따져도 10%를 넘는 곳은 전무했다. 주택거래량 역시 지난해 11월 기준 9만1000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넘었음을 감안하면 200% 이상 증가하는 지역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경쟁률은 최근 평균 수십대 1을 넘어서는 곳이 즐비해 주택매매·거래량에 비해 적용 예상 지역이 다수 포함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7.13대 1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20.92대 1로 가장 높았다. 구별로 세분화하지 않아도 광역시 전체 평균 경쟁률이 분양가 상한제 지정 기준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어 울산이 14.58대 1, 광주 13.43대 1, 대구 12.10대 1 등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수도권에서는 서울 송파구, 성남·하남시에 위치한 위례신도시가 유력 대상으로 꼽힌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반면 수요가 넘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최근 청약 경쟁률을 고려할 때 분양가 상한제 지정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단 기준에 해당돼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자동 지정되는 것이 아니다. 법률상 전제요건인 물가상승률 대비 주택 가격 상승률의 현저한 상승 여부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가리게 된다. 국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불안에 대비한 최소한 안전장치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제도 개선의 취지가 시장 활력을 확산시키자는 것으로 당장 분양가 상한제 지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격 급등 우려가 있는지 시장 모니터링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국토부장관이 시·도지사 등으로부터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해제를 요청받은 경우 40일 이내 주택정책심의위 심의를 거쳐 해제 여부를 결정·통보토록 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수도권 민간택지에서 공급하는 주택과 주택 입주자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이 6개워간 전매행위를 제한할 계획이다. 단 도시형생활주택, 경제자유구역내 외자유치 관련 주택, 관광특구내 초고층건축물은 현행처럼 전매제한이 배제된다.
개정안에 대해 의견은 다음달 9일까지 우편·팩스 또는 국토부 홈페이지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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