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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저성장기 효자는 투자, 기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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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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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주식시장도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희망으로 시작했다. 투자자는 적어도 작년보다 나은 해가 될 것이라 믿었다. 코스피는 최근 4년 동안 지리한 박스권에 정체돼 있었다. 전고점 돌파를 바라는 기대감이 컸다. 작년에는 글로벌 매크로 변수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우리 경제에서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포스코 같은 대형 수출기업이 부진했다. 이제는 반전을 바라는 마음이 작지 않다.

그러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1900선을 하회하는 부진함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도 앞다퉈 매도에 나섰다. 주요기업이 201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실제는 2012년 이후 3년 연속 매출 정체와 이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이 5년 연속 1월마다 랠리를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 증시가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결국 올해도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증시는 대외 불확실성이나 기업실적 회복속도를 감안할 때 상반기 안에 저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부양책이나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 기대치에 근접한 기업실적,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주식비중 확대를 권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첫째, 호재에 대한 반응 정도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배당확대정책, 지배구조관련 이슈는 1년 넘게 우리 증시를 업그레이드해줄 변수로 생각해 왔다. 이런 변수가 투자자에게 가깝게 다가왔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ECB 양적완화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만들었던 유동성 랠리를 연장시킬 대안으로 생각했지만, 투자심리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호재는 더 이상 호재가 아니다. 시장심리를 가열시키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답할 수 없다면 증시가 강세 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은 어렵다.

둘째,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험에 안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코스피는 연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에 우리가 걱정해야 할 모든 위험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을까. 최대 수출처인 중국 수출이 감소했다는 뉴스에 대해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이 왕성한 내수소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중수출 마이너스 전환은 치명적인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셋째, 저물가 환경 정착과 환율전쟁 재발 가능성이다. 제조업 중심인 우리 경제는 저물가 환경이 지속될수록 성장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전환점에 도달하기까지 견뎌야 할 위험, 그리고 변동성이 작지 않을 것이다. 국가간 환율경쟁이 강화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결국 글로벌 투기자금이 활동을 늘릴 것이다. 돌발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도 연초부터 여러 이벤트가 있었지만, 증시를 끌어올릴 의미 있는 이슈는 아직 없었다. 러시아 경제위기와 유가 불안은 변동성을 키웠다. 2월은 설 연휴로 인해 거래일도 짧다. 연휴를 앞둔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 강세장 예상시기를 이월하면서 보수적인 의견을 유지하지만, 올해 증시를 비관하는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조건에서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기다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미 입춘을 지났다. 봄이 올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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